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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도깨비와 숫도깨비
doghool | 추천 (2) | 조회 (1468)

2010-08-28 06:55

 

술집 주모가 평소에 속으로 좋아하던 단골손님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샌님 어디서 주무셔요?"

"어디서 자긴, 사랑방에서 혼자 자지."

"나 있다 자러 가도 되죠?"

이게 웬떡이냐 싶어,

"나 안 자고 기다릴께. 흐흐흐"

하고는 불이나게 집에 돌아와, 저녁도 뜨는둥 마는둥, 어서 해가 지기

를 기다리며, 사랑에서 혼자 오늘밤 치를 일을 생각하고 있는데,신발

소리가 난다. 옳지 왔구나 하고 문을 열어 보니, 키가 장승만한 서삼촌이

술이 고주망태가 되어 들어온다.

"나 좀 자고 가야겠네."

"여기는 안 되는데."

"뭐 안돼? 왜?"

언뜻 둘러댄다는 소리가,

"도깨비가 나와요."

"그래? 도깨비 좋지. 도깨비하고 친하면 부자가 된다더라."

삼촌은 곧 잠이 들어 드르릉 드르릉 코를 곤다. 투덜대며 안으로 들

어와  마누라 곁에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천장만 쳐다보고 눈만

껌벅거리고 있었다. 이때 여자가 왔다. 사랑 앞을 보니 남자 신발

한컬레만 있다.

"이양반이 기다리다 잠이 들었군, 저 코고는 소리!"하고  방에 들어갔다.

"이크, 이게 뭐야?"

남자가 소리를 지르는데, 목소리가 다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여자가

문을 박차고 나와, 신발도 신을 새 없이, 신발을 든 채 대문 밖으로

 뛰어 나와  신발을 신어 보니 크기가 거룻배만한 남자 신이다.다시

바꿔 신으러 들어가기도 겁나, 그냥 끌고 돌아갔다.

이때, 뜬눈으로 누워 있던 주인 샌님이 궁금해서 사랑으로 나와 보니,

어? 여자 신 한 컬렙밖에 없다.

"옳지, 어느새 삼촌은 가고, 주모가 혼자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

소리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 엎드리며 찬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으니,

이건 덥석부리 수염이 아닌가.

"이크, 이건 또 뭐야?"

삼촌 목소리다. 기겁을 하고 문을 박차고 나와 숨어 버렸다.

아침에 일어나, 슬그머니 사랑에 나와 보니, 삼촌이 이불을 개고 있다.

"이 사랑 안 되겠네. 웬 놈의 도깨비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나타나? 한 번은 암놈, 또 한 번은 숫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