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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품에 안겨 침대로 가봤으면
kklist21 | 추천 (4) | 조회 (343)

2022-12-07 13:11

성경원박사의" 성경(性敬)시대"

         남편품에 안겨 침대로 가봤으면

 


 

 

영화 속에서 신혼부부를 보면 신랑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번쩍 안고 문지방을 넘어서 침실로 가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예부터 귀신들이 집에 들어오려고 문지방 밑에 숨어 있다고 생각해 신부의 발이 귀신에 닿지 않게 하려고 신랑이 안고 넘는다는 미신 같은 얘기도 있고, 로마 시대 축제 중에 총각들이 처녀들을 강제로 끌고 가느라 그랬다고 하기도 하고, 고대 고트(Goths)족들은 같은 종족 내 결혼이 일반적이었지만 필요에 따라 다른 부족 신부를 훔쳐 올 때 강제로 안고 온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추측한다.

 

처녀를 납치해 올 때 처녀가 완강히 저항하거나 신부의 가족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해 신랑 곁을 친구들이 지켜 준 데서 결혼식의 들러리가 생겼고 신부가 신랑의 왼편에 서는 것은 신랑이 오른손에 무기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혼여행도 처녀의 가족이 신부를 찾으려는 노력을 포기할 때까지 신혼부부가 어딘가에 숨어 지낸 데서 유래한 풍습이다.

 

장딴지가 튼실하신 남편이 하늘하늘한 아내를 안고 오르면 딱 좋겠지만, 개미신랑과 코끼리신부는 이거 하다가 귀중한(?) 허리만 삐끗할 수도 있다.

 

요즘은 결혼식에서 짓궂은 사회자가 신랑이 신부를 번쩍 안고 다섯 바퀴 돌기, 열 번 일어났다 앉았다 하기를 시켜 축하객들을 한 번씩 웃겨 준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시집갈 때쯤 신부들은 날씬하니까 그게 가능하다. 신부는 얼굴을 붉히지만 싫지 않은 듯 두 팔로 신랑의 목을 꼭 잡고 늘어진다. 첫날밤 호텔로 들어갈 때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방에까지 몇 발자국만 떼면 되니까 그렇게 해 주기를 은근히 바란다.

 

아가씨일 때는 새 모이만큼 먹던 아내가 아줌마가 되더니 씨름꾼처럼 먹어댄다. 핑계는 애들이 남긴 밥에 버리자니 아깝고 두자니 너무 조금 남은 반찬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말 음식물처리단속반 반장님같이 싹싹 먹어치운다. 나날이 늘어가는 아내의 꿀렁꿀렁한 식빵 뱃살에, 알 통통 밴 고등어 같은 팔뚝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결혼기념일 이벤트로도 해주기 힘들다. 멋진 남편 노릇 한 번 하려다 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다리가 휘청거려 같이 넘어지기 십상이다.

 

우리나라도 청상과부 훔쳐올 때 자루에 담아 어깨에 둘러메고 뛰었다. 역도 선수처럼 인상(snatch), 용상(clean and jerk)까지 번쩍 들어 올릴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냥 안아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아가씨 때의 당당함은 어디로 가고 자기를 사랑하느냐고 칭얼대며 묻는 아내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런 느낌 없이 해주는 포옹이 아니라 사랑이 사무치도록 껴안아주는 것이다. 소싯적에 갈비뼈가 으스러지도록 안아주시라는 노래를 비웃듯이 했지만 지금은 그토록 원하는 진실이 돼버렸다.

 

한술 더 떠 꿈을 야무지게 꿔보자면 아내보다 먼저 일어나 아침밥 차리고, 일어나기 싫다고 투정 부리는 아내를 번쩍 안아 식탁에 앉히고, 밥맛 없다고 짜증 내는 아내를 달래서 먹이고, 부스스한 머리까지 쓰다듬어 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지식정보화시대에 남자들의 기운은 써먹을 데가 마땅치 않다. 아내를 번쩍 안아 침실로, 식탁으로, 욕실로 모실 때 사랑받을 것이다. 그보다 먼저, 아내는 남편이 이마에 핏대 세우지 않고 번쩍 들 수 있게 먹은 거 토해야 하지 않을까?

 

 

 

 

 

 성경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