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를 하고 싶었습니다만, 요즘은 파랜드 택틱스류 알피지가 잘 나오질 않아서-
겸사겸사 야겜 중에서 찾게 된 게임입니다. 얘네가 뭐하는 회사인진 잘 모르겠는데 [서커스]라는 회사이고,
이 회사가 만든 게임 중 D.C. 다카포라는 게임이 유명하다네요.
다만 이 회사는 알피쥐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좀 말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알피지~전략 야겜 류의 3대 거성인
앨리스소프트-에우슈리-소프트하우스캬라 중 에우슈리의 감수를 맡아서 괜찮아졌다고 하더군요.
뭐 거기까진 게임 하다가 알게 된 것이고, 여하간 요 며칠간 이 게임을 해서 2주차까지 돌린 결과 감상에 대해서
써볼까합니다.
일단 스토리는...어떤 창을 두고 신끼리 대행자를 내세워 게임을 합니다. 일곱 조각난 창의 조각을 대행자 간의 싸움을 통해서 모으는 게임이지요. 이 창은 고대신을 봉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라고 하는데...여하간 주인공은 밤중에 마실 나갔다가 우연히 이 대행자 간의 전투를 목격합니다. 그리고 전투에 휘말려 죽었는데....여차저차해서 되살아나고, 여러 주신 중 사랑의 신 피리야에게 선택되어 대행자로써 게임에 참가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레오인데, 그를 선택한 신이 사랑의 신이다 보니 동료들에게 신의 힘을 주는 이른바 [교신]작업이 붕가붕가;입니다. 그래서..게임 내내 전투 한 번 하고...붕가붕가하고...그런 방식으로 진행이 되지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우왕ㅋ굳ㅋ란 생각이 드실텐데, 첨에야 저도 그랬죠. 그림체도 굉장히 마음에 들고, 스토리도 좋고, 알피지도 괜찮아보였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 게임이 알피지 게임의 특성상 노가다를 강요하는 데 비해 반복과정이 너무 지루합니다. 물론 붕가붕가에 최적화된 게이머를 위해 기본적인 게임 난이도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만, 어쨌거나 엔딩 루트를 타려면 여캐의 호감도가 보통 65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호감도는 붕가붕가할 때마다 3 혹은 5씩 올라가죠. 참고로 기본 시작 호감도는 10이니 단순 계산을 해보더라도 기본 10회 이상...문제는 엣치 신이 캐릭당 2번 정도가 할당된 것이 전부인지라 금방 질려버린다는 거죠. 그렇다고 알피지 모드만으로 가자!라고는 해도 결국 전 캐릭과 붕가붕가를 하지 않을 수 없는게, 붕가붕가를 해야 스킬 포인트를 받아서 캐릭 기술을 강화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부터 고달픈 노가다질이 가속화되고, 플레이어가 좀 지치게 됩니다.
여하간 게임을 2회차까지는 어찌어찌 해볼만하긴 한데(키리에라는 발키리를 공략하려면 2회차 이후 가능해서...) 노가다 하다보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마지막의 마지막 미궁에 짱박혀 있는 히든 보스를 잡으려다가 일단 봉인시키고 2주차 엔딩 후 게임을 중단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게임 험담이었는데, 뭐 그냥 게임 한 판 하자는 생각으로 하면 지겨울 것 까진 없습니다. 되려 꽤 개념작에 속하지요. 다만 여러 주차를 돌리며 캐릭을 강화시키는 헤비 유저에게는 비추입니다.
이하는 혹시 게임 하시는 분을 위한 팁을 남깁니다.
1. 아이템을 먹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상자 위에 캐릭을 이동시키면 됩니다. 단, 상자를 열 때 AP가 1이 요구되므로, 딱 맞춰서 올라가면 상자가 안 열리니 유의하세요.
2. 대사 스킵을 위한 단축키는 caps lock(지정/해제)입니다. 게임 로딩 중 관련 팁이 제법 많이 나오므로 보시면서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참고로 컨트롤 키는 대사의 빠른 스킵 외에 전투의 빠른 진행도 가능케 하므로(캐릭별 페이즈가 빠르게 넘어갑니다.) 전투시 컨트롤 키를 누르면서 하시면 게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3. 2주차로 넘어갈 때의 특전은 게임 종료시 각 캐릭의 레벨과 스킬, 장비가 그대로 인계된다는 것입니다. 캐릭 중 누구를 키울 것인가는 별 문제입니다만, 소서러인 미코토의 광역 마법이 게임 진행을 빠르게 하는 데 도움을 주며, 실제로 게임을 그냥 진행하다보면 광역 마법을 남발하는 미코토의 레벨이 가장 높을 것입니다.
4. 캐릭터의 경험치는 오로지 적을 쓰러뜨렸을 때 올라가며, 그리고 확실친 않지만 붕가붕가할 때-_-; 아주 약간씩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힐러인 앨리스는 일부러 미궁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공격으로 레벨을 올리지 않는 한 데리고 다니기 힘들어집니다.(공격계열 마법이 없어요) 어차피 치유 계열 캐릭은 많으니 귀찮으시면 안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겁니다.
5. 도중의 이동 경로 선택시 추가 cg나 동료가 갈리므로 2회차까지는 해볼 만 할 겁니다. 보통은 1회차에 노멀 엔딩(누구와도 플래그가 서지 않은 경우 발생)을 찍고, 2회차에 모든 캐릭 전투신뢰도를 쭈욱 올려서 저장하고 돌려가며 보는 게 무난합니다.
6. 베스트 멤버는 강제 참여 멤버인 주인공 레오 외, 마법사 미코토, 드루이드 아라타(마법방어결계가 유용), 바드 메이풀(각종 버프업), 기사 카이레인(일격이 매우 강합니다), 소환사 레지나 정도입니다. 앨리스는 레벨 올리기가 어렵고 나머지 캐릭은 너무 뒤에 추가가 됩니다. 나름 메인 히로인인 키리에는 발키리로써 처음에는 제법 강합니다만 기술이 단조롭고 해서 뒤로 갈수록 좀 버려지는 캐릭이 됩니다.
7. 각 미궁의 2층까지는 깨볼 만 하지만 3층은 여러 번 깨는 유저들을 타겟으로 한 모양인지 난이도가 확 올라갑니다. 제 경우 미코토의 레벨을 65까지 올린 상태에서 버프 업 걸고 다 잡아보긴 했는데(마지막 미궁 에우슈리 제외) 굳이 안 잡아도 아이템 가게나 일반 맵에서 좋은 아이템을 구할 수 있으므로 무리해서 잡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