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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levania Lords of Shadow...
북미쪽에 먼저 발매된 악마성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한국에는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로 일본쪽에서 악마성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후 북미쪽에 Castlevania 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것과는 달리, 이건 북미쪽에 먼저 나왔더군요.
어쨌든, 얼마 전 엑박판으로 올클을 한 터라 간단하게 리뷰를 써 볼까 합니다.
리뷰를 쓰기에 앞서, 저는 이 악마성 시리즈를 굉장히 옛날부터 해 왔습니다.
FC 버젼은 물론 MSX (재믹스) 버젼도 해 봤죠. 가장 기억에 남는 거라면 역시 일방진행 시스템에서 돌아다니는 시스템으로 바뀐 PS1 판의 월하의 야상곡이군요.
PS2 판의 3D 버젼도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하여간 나름대로 악마성 팬이라 할만한 수준은 됩니다.
그렇기에 이 최신작의 소식을 듣고 PV 영상을 봤을 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우려였습니다.
아무리 봐도 지금까지의 시리즈와는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 달랐거든요.
그래도 팬이라는 게 어쩔 수 있습니까. 나오면 해야죠.
어쨌든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보자면...
그래픽은 정말 멋집니다. 각 장마다 그곳의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그래픽은 멋집니다.
사운드도 상당히 괜찮더군요. 당연히 분위기가 느껴진다 했을 때 사운드를 빼놓을 수는 없겠죠.
문제는 장점이라 할만 한 건 이뿐입니다.
이 외에는 팬으로써, 정말 단점 외엔 쓸 게 없습니다.
먼저 시스템...
이건 어찌보면 월하의 야상곡을 기준으로 나눠지는 일방진행식과 탐험식 두가지를 합해놓은 것으로 볼 수도 있겠는데...
각 장은 또 파트로 나눠져 있어서 각 파트는 거의 일방진행식이지만 각 장/파트는 이후 얼마든지 다시 갈 수 있습니다.
이게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일단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게 다를테니 넘어가겠지만...
진행이 너무나 일방진행입니다.
길은 언제나 하나뿐이고, 혹시 갈라진 길이 나온다면 한쪽은 조금 따라가면 아이템이 나오거나, 또는 양쪽 다 한 번씩 가 봐야 하는 길일 뿐입니다.
"시스템"이 원치 않는 방식으로 갈 방법은 없다고 봐도 됩니다. (스토리나 연출상으로 갈 수 없다면 이해가 가겠습니다만)
심지어는 낮은 돌담조차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돌담 뒤도 길이고, 이단점프를 얻으면 그 돌담보다도 훨씬 높이 뛸 수 있음에도, 그냥 허공에서 막힙니다.
그 돌담 뒤쪽의 길은 좀 빙 돈 후에나 갈 수 있는 길이라서 말이죠.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특히 가장 황당했던 건, 이단점프로 지나왔던 길이고 딱히 길이 막힌 것도 아님에도 "다른 작업 후에 다시 건너가야"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단점프중 카메라 각도가 이상하게 변해서 두번째 점프를 이상한 방향으로 하게 되다보니 자꾸 빠져죽는 곳도 있다는 겁니다 (조작은 카메라 각도가 기준이 됩니다). 그 "다른 작업"을 하고나면 이단점프중 카메라 각도가 안 변해서 다시 잘 건너갈 수 있습니다. 이런 건 좀 해도 너무하는 거 아닌가요?
차라리 길을 막아버렸으면 진행 자체가 그렇구나 하고 이해라도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투...
무기가 바닥이나 기타 배경 물체를 치는 타격감은 좋습니다만, 막상 적을 치는 타격감은 거의 없다시피합니다.
게다가 공격 종류도 "강하지만 앞쪽만 공격", "약하지만 주변 공격" 이 두가지로만 나눠지기에, 적을 시원시원하게 때려눕히는 맛도 없습니다.
마력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건 뭐... 마력 쓰는 공격 했다간 5초 내에 마력 바닥납니다.
특히, 이 게임은 기본 무기 공격력 업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다보니, 마지막 장 마지막 파트에서 가장 첫 장 첫 파트로 온다 해도 적들은 여전히 상대하기 어렵습니다.
기껏해야 보조무기가 생긴 정도라 그걸로 조금 편하게 상대할 수 있는 정도죠. 그렇기에 아이템을 얻기 위해 이전 장에 다시 갈 경우 상당히 짜증이 납니다.
그러다보면 결국 전투는 좀 때리고 회피, 때리고 회피... 라는 단조로운 형태가 되어버립니다. EXP 로 여러 기술을 얻는다 해도 거의 쓰질 않게 됩니다 (어차피 도움도 안 되구요)
마지막으로... 사실 이게 어떤 의미로는 가장 큰 문제인데...
이게 왜 악마성? 이라는 겁니다.
연관성이라고는 주인공 성이 벨몬트에 채찍 비슷한 무기를 쓴다는 거 뿐입니다.
약간 더 추가하자면 어거지로 연관성을 부여하기 위해 만든 것 같은 엔딩 정도?
게다가 원제인 악마성이든 북미 제목인 Castlevania 든, 제목 자체가 성 안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라는 느낌이고, 실제로도 보통 성 안에서 성주급에 해당하는 흡혈귀 한마리 족치는 식이었죠.
그런데 이건 뭐... 갓오브워에 주인공 이름만 크라토스 벨몬트라고 붙여놓고 악마성 시리즈라고 부르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제목과 게임 진행이 거의 연관이 없습니다. 성이래야 후반에 조금 지나는 정도?
일부에서는 시리즈의 진화라고 하지만, 진화라고 해도 한 눈에 동 시리즈라는 걸 알 수 있어야 진화지, 엉뚱한 게임에 시리즈 제목만 가져다 붙인 수준도 진화가 되는건지 의문입니다.
어쨌든 결론을 말하자면...
초반부터 상당히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뒤로 가면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으로 올클을 했음에도 결국 실망이 대실망이 되었습니다.
사실 게임 자체는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제목이 악마성만 아니었다면 저도 충분히 높은 평가를 줬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시리즈로 나온 게임의 경우, 사람들이 그 게임에 기대하는 뭔가가 있게 마련입니다.
근데 이건 그 기대와는 너무나 어긋났다고 해야겠군요.
예를 들어, 메기솔 4가 갑자기 지금까지 나온 모든 격투게임을 다 날려버릴 정도로 멋진 1:1 격투게임으로 나왔다면...
분명 게임 자체로서는 훌륭할지언정, 이걸 "메기솔의 진화다"라고 하실 분은 아마 안 계시겠죠.
하여간 이 게임은 기대에 좀 못 미쳤지만 시리즈 발전의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는 생각은 듭니다.
차기작은 코나미에서 보다 더 제목에 걸맞는 멋진 게임을 만들어줬으면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