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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2 코옵... 장난이 아니네요
ks1222 | 추천 (0) | 조회 (617)

2012-01-20 20:19

저는 FPS 종류의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딱히 멀미를 한다거나 하는 건 아닌데, 빨리빨리 조작을 하면서 정신없이 뭘 해야 하는 게 영 취향에 맞질 않더군요.
그래서 이런 종류의 게임을 한다 해도, 전투가 메인인 게임은 건드리지도 않고 연출이나 그런 쪽이 좋은 게임만을 주로 합니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은 손도 안 댔고, 그나마 싱글 플레이어 게임도 마지막으로 해 봤던 것이 하프라이프 2 정도입니다.
 
그런데...
몇달 전 플삼 중고를 샀는데, 판매자가 포탈2 게임을 끼워주더군요.
당시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쳐박아 뒀다가, 할 게임이 없어져서 생각 없이 해 봤는데, 진짜 엔딩을 볼 때까지 푹 빠져서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게임 자체는 간단히 말하자면 1인칭 시점으로 돌아가는 퍼즐게임인데, 이런 FPS 같은 형태의 퍼즐게임이 얼마나 재미있겠냐 하고 처음 포탈 1 이 나왔을 땐 쳐다도 보지 않았건만, 정말 엄청나게 후회가 될 정도로 재미있더군요.
 
특히 뭔가를 빨리 해야 하는 것은 거의 없고 (있어도 시간은 넉넉) 잘못 조작해서 죽는 것도 바닥 없는 곳에 떨어지는 정도 뿐인데다, 실수를 했을 경우 다시 하면 되는 것이 많아서 FPS 를 안 좋아하는 저로서도 굉장히 하기가 편했습니다.
이것에 빠지다보니 스팀에서 포탈1 을 공짜로 뿌릴 때 이게 웬 떡이냐 하고 낼름 했지만, 확실히 1은 단순히 보너스 게임 정도의 분량이라 아쉽더군요.
 
어쨌든 이렇게 포탈2 싱글 모드를 깨고...
퍼즐게임은 특성상 한 번 클리어하고 나면 다시 잡을 맛이 안 나는만큼 이 게임은 책장으로 돌아가서 잊혀지고 있었는데...
 
 
며칠 전, 아는 분이 같이 코옵을 하자고 저를 꼬시더군요.
전 이미 싱글을 클리어 했다보니 별다른 기대가 없었다가 그냥 시간이 나길래 별 생각 없이 코옵을 했는데...
 
 
이건 진짜 신세계였습니다.
로봇 둘을 각각 조작하게 되는데, 별 희한한 데서 밸브의 센스가 나타나고, 당연히 코옵인만큼 둘이 힘을 합해야만 통과할 수 있는데 이 방법들이 참 기발한 게 많습니다.
처음엔 코옵이라 해서 단순히 둘이서 총합 포탈 두 쌍을 갖고 이리저리 통과만 하면 되는 거겠지, 했지만 전혀 아니더군요. 한 명이 기다리는 동안 다른 한 명이 열심히 뛰어야 하기도 하고, 한 명의 운명을 다른 한 명에게 맡기고 전진해야 하는 곳도 있고, 둘이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경우도 있고... 진짜 서로 뜻이 잘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 많습니다.

 

게다가 플삼같은 콘솔도 감안해서인지 여러 제스쳐들을 넣어놨는데, 채팅 없이 이런 제스쳐들로만 자기의 생각을 전하는 게 또 재미있더군요. 물론 뜻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서 별 삽질을 다 하고, 한 쪽에선 왜 이걸 모르냐고 답답해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게 또 재미 중 하나였습니다.
 
어쨌든 진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해야 하는 게임인만큼, 머리를 쓰는 게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정말 초강추라 할만 합니다. 리뷰 등에서 점수가 엄청나게 높은 게 이해가 가더군요. 싱글만 한 것으로는 포탈 2 를 반도 모르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일 지금이라도 추가 스테이지가 DLC 로 발매되기라도 한다면 바로 지를 것 같습니다.
 
덕분에 잠깐 했다 싶은데 시간이 2~3시간이 휙휙 지나가는 타임머신도 오래간만에 경험했네요.
혹시 이런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포탈2 강추합니다. 꼭 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