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SK플래닛 스1 프로리그 시즌1의 결승전이 열렸고, 역대 결승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하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무적의 포스를 내뿜던 이영호가 하루에 2패를 떠안는 믿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났고, 그 2패를 안긴 정명훈과 김택용은 가히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한물 갔다는 평을 들었던 스1 프로리그였지만 결승만큼은 역대급 포스를 내뿜으면서 화려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사실상 스1 프로리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이 나오는 이유는 현재 케스파(한국e스포츠협회)가 스2와 스1을 병행하는 프로리그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스1 한 경기, 스2 한 경기 하는 식으로 7세트를 해서 4선승제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는데요, 몇 년 전에 스2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역대급 레전드인 이윤열과 박성준이 스2로 종목을 변경한다고 엄청나게 비난을 퍼붓던 케스파의 행태가 가히 상전벽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시즌2부터는 사실상 병행을 암시하는지라...이제 프로리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돌이켜보면 엄청나게 긴 시간이었습니다.
10여년을 넘게 지속되면서 좁아터진 메가웹스테이션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선수들의 숨소리를 들어가며 게임을 보았고, 지금은 문을 닫은 MBC게임의 히어로 센터에도 가봤고, 현재 유일하게 살아남았으며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고 있는 온게임넷의 아이파크 스타디움에도 가봤습니다. 프로리그 결승전에 맞춰서 광안리에도 가봤지요.
교복을 입고 코엑스엘 가고, 친구들과 함께 광안리에 가고, 여자친구 손을 붙잡고 용산에 가던, 그런 추억이었습니다.
프로리그가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모든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관계자들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