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웨이크 올클... 간단한 감상입니다.
ks1222
| 추천 (0) | 조회 (466)
2012-05-12 06:17
엑박으로 나왔던 앨런 웨이크를 올클했습니다.
본편 게임 및 DLC 두 개까지 다 구입해서 전부 클리어했죠. 정말 이렇게 푹 빠져서 며칠만에 클리어했던 게임은 오래간만인 것 같습니다.
먼저, 나온지 꽤 됐지만 이제서야 해 봤다는 것에서도 대충 아실 것 같습니다만 저는 처음에는 이 게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지나쳐가는 게임 하나하나마다 다 리뷰를 검색하고 어떤 게임인지 알아볼 게 아닌 이상, 뭔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 게임 빼고는 모르고 지나가는 게 당연하죠.
그리고 앨런 웨이크는 제목에서 어떤 게임인지 알기 어려운만큼, 제목 자체는 들어봤어도 뭔가 관심을 갖기에는 한참 모자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 자체가 뭔가 끌리거나 호기심을 일으키는 제목이 아닌 것도 분명하구요.
그런 와중에 이 게임을 잡게 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게임이 공짜로 생겼기 때문이었죠.
어떤 분이 일본 게임 몇가지를 파는데 그걸 전부 구입했더니 안 쓴 앨런 웨이크 게임 다운로드 코드도 주시더군요. 처음엔 이게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구석으로 던져놓고 잊고 지내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야 생각나서 코드를 넣고 게임을 받아서 해 본 순간... 필이 팍 오더군요. 이 게임은 제 취향에 딱 맞는 게임이라는 필이 말이죠. 그리고 왜 아직까지 놔 두고 있었나 하는 후회도 밀려왔습니다.
덕분에 한 번 잡고나서 올클 할 때까지 정말 정신을 못 차리고 했습니다. 이렇게 빠져서 해 본 게임은 오랜만이었네요.
게임의 시작은 작가인 주인공이 아내와 함께 어떤 곳으로 휴가를 가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거기서 일어난 이상한 일에 의해 아내가 물에 빠지고, 주인공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듭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1주일 후고, 그때부터 주인공 주변에서 이상한 일들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주인공은 자신이 쓴 기억이 없는 자신의 원고를 발견하고, 그 원고에 써 있는 글 같은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척 봐도 미스테리 분위기를 마구 풍기는 스토리입니다. 이런 쪽을 좋아하는 제게는 딱이었죠.
이 게임에서 가장 차별적이었던 요소이자 가장 흥미로웠던 요소는 언급되었던 "주인공이 쓴 기억이 없는 주인공의 원고" 라는 것인데, 이게 게임을 진행하면서 중간 중간 떨어져 있는 것을 줍게 됩니다.
이게 흥미롭다는 이유는, 이 원고라는 것으로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 및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힌트, 그리고 다른 시점에서 본 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커버하면서 이 게임의 미스테리를 한층 더 증폭시킴과 동시에 그에 대한 해설까지 겸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설정의 일부라서 나중에 밝혀지죠. 덕분에 게임 자체가 한 권의 책에 들어가서 직접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이 원고라는 거 자체가 또 괜히 쓸데없는 곳까지 뒤지고 다니게 만드는 요소가 되더군요. 한 가지 요소로 정말 여러가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최고 난이도에서만 나오는 원고도 있는 모양인데, 그냥도 난이도가 좀 되다보니 건드릴 엄두가 안 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투 역시 조금 특이하다면 특이한데, 적들이 대체로 어둠에 먹힌 존재들이다보니 빛에 약합니다. 그래서 손전등으로 먼저 적들을 감싸고 있는 어둠을 벗겨낸 후에야 일반 공격이 먹히죠.
아니면 스포트라이트나 섬광탄같은 강력한 빛으로 한 방에 날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무기도 무기지만 빛이 먼저라는 겁니다. 하지만 덕분에 어떤 이유로든 빛이 없다면 완전 무방비 상태가 되는 거나 똑같은데다, 공격을 2중으로 해야 하는 셈이다보니 전투 난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그만큼 주변 지형 및 아이템을 잘 이용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반면 이런 이유 때문에 적들은 밤에만, 또는 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만 등장을 하다보니, 밤에 적들이 우글거리는 마을 모습과 낮의 평화로운 마을 모습이 여러가지로 대비되는 부분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게임은 까놓고 말하자면 사일런트 힐보다 더 사일런트 힐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사일런트 힐은 미스테리라기보다는 분위기에서 오는 공포 쪽에 중점을 둔 게임이지만 (...최근에는 이렇다고 보기 어려운 점도 많긴 합니다만) 게임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 및 초자연적인 현상,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 등은 상당히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정확하게 뭐가 일어나고 있는 건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도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군요.
덕분에 저는 이 게임에서 사힐 시리즈 전성기에 느꼈던 기분을 다시 맛본 기분입니다.
뭔가 하다보면 다음이 뻔히 보여서 지루해지거나, 단순반복되는 패턴에 짜증만 나거나 하는 것이 아닌, 정말로 이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서 도대체 손을 놓을 수가 없는...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요.
듣자니 최근에 나온 사힐 Downpour 역시 해 본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앨런 웨이크가 더 사힐같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라더군요. (...대신 Downpour 에 관심이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하여간 이 게임은 제가 엑박에서 DLC 를 구입한 첫 게임이었습니다.
그것도 본편 클리어 후 아무 망설임없이 바로 엑박 포인트를 구매한 후 질러버렸을 정도였으니... 제가 지금까지 해 본 게임들 중 가장 재미있는 게임 중 하나였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사힐같은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그리고 이 게임을 아직 안 해보셨다면 강추합니다. (나온지 오래됐으니 아마 해 보실 분은 다들 해 보셨을 것 같은 기분은 듭니다만)
아, 다만... 이후에 나온 American Nightmare 인가 하는 게임은 여기에서 그냥 설정만 가져왔을 뿐 스토리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액션게임이라 하더군요.
이건 해 보진 않았지만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