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아래에 플4와 엑박원에 대한 얘기를 썼었습니다만...
이곳에서도 여지없이 엑박원의 정책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반응이 대체로 그랬구요.
그렇다보니 플4 vs. 엑박원에 대한 비교 조사 같은 걸 하면 플4가 워낙에 압도적으로 나온다보니 하는 의미가 없을 지경이었죠.
어쨌든 상황이 이러니... 아무리 바보라도 엑박원 쪽이 위험하다는 건 알 수 있었고...
결국 마소가 엑박원에 대한 정책을 다 철회했군요.
요약하자면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1. 24시간 온라인 체크 및 지속적인 인터넷 접속 필요 없음.
2. 디스크 게임의 DRM 체크 삭제. 빌려주거나 팔거나 하는 것도 가능하고, 인터넷 접속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게임 가능.
2. 지역 코드 삭제. 어떤 지역에서 어떤 게임을 사든 어떤 엑박원에서도 다 돌아감.
...뭐, 간단하게 말하자면 백기를 든 거죠.
사실 이전 정책은 무리가 많았습니다.
물론 게임 개발사 등에서 중고 게임 유통에 대해 그리 좋게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시대가 점차 디지털로 변해가는 만큼, 엑박원의 이전 정책은 어떤 면에서 보면 미래를 대비한 정책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개발사들에 보다 확실한 이익이 간다면 게임 가격도 떨어질 거라고도 하고 말이죠.
그리고 참고로, 아래 글에선 조사 부족으로 빼먹었지만, 이전 정책에서는 자신이 선택한 10명의 친구가 자신이 갖고 있는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정책이 있었습니다.
단, 여기엔 한 번에 한 명만이 접근 할 수 있다는 제한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한테 게임이 3개가 있어서 친구 1번이 첫번째 게임을 하고 있다면 다른 친구 9명은 두번째나 세번째 게임을 골라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아예 접근조차 안 되는 방식이었지만요. (물론 게임 소유자 본인은 친구가 하고 있든 뭘 하든 할 수 있지만요. 그러니 게임 하나 구입한 걸로 자신이랑 친구랑 동시에 하는 것도 가능)
그러니 아예 나쁜 점만 있었다고 하긴 힘든 부분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마소가 순수하게 손해 볼 걸 각오하고 미래를 위한 기술을 시험해보려는 것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장사를 하는 건데...
이유가 어찌됐든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를 모르면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플삼이나 엑박360 다운로드 게임 가격 보면, 디스크보다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디지털 게임은 가격이 잘 안 떨어지니까요. 한국에도 있는지 모르지만, PSN 전용 다운로드 게임인 사이렌은 (플2에 있었던 게임 리뉴얼 한 거) 몇 년 전 가격 그대롭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로 가면 개발사들이 이익을 더 보니까 게임 가격이 더 떨어질 거다? 가격이 오히려 디스크보다 훨씬 더 안 떨어진다는 쪽에 한 표 걸겠습니다.
그 외에도 다운로드로 구입한 게임은 회사가 망하거나, 뭔가 알 수 없는, 절대 말 안 해주는 이유로 어느날 블럭되거나 할 수도 있지만, 디스크 게임은 절대 그럴 일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스크 게임을 의미없게 만들고 디지털로만 가려는 건 소비자 주머니를 더 털려고 하는 것으로밖엔 안 보이죠.
또한, 이 얘기가 나올 때마다 꼭 스팀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PC 에서 게임을 스팀에서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스팀은 어디까지나 "이런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좋은 방식일 뿐입니다.
하지만 만일 어떤 방법으로 PC 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을 스팀을 통해서밖에 할 수 없게 강제하려 한다면?
말 할 것도 없이 엄청난 반발이 일어나겠죠. 그리고 마소가 엑박원에 하려던 짓이 딱 이겁니다.
스팀 얘기를 하려면 현재 디스크로도 구입할 수 있지만, 디지털 다운로드도 가능한 현행 게임기에서의 상황을 얘기해야 되겠죠.
어쨌든 뭐...
이제와서 철회하긴 했지만, 이미 큰 타격은 입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마소가 뭘 어떻게 다시 바꿀지 모른다는 생각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있기도 하구요. 그만큼 이미 신용을 잃은 상태라 봐야겠죠.
사실 따지고 보면 이전 정책도 딱히 다운로드/디스크 게임 안 따지고, 항상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별로 상관할 거 없는 정책이긴 했습니다만, 저로서는 이번 정책 철회가 대단히 좋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전 정책을 고집한 상황에서 엑박원이 몇 대나 팔릴지 은근히 기대도 됐는데 그걸 못 보게 된 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