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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LA-MULANA 라는 게임을 해 봤습니다.
ks1222 | 추천 (0) | 조회 (927)

2017-06-03 13:07

 

La-Mulana 라는 게임을 요즘 즐기고 있습니다.

이곳 분들은 대체로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으실 테니, 40대 정도 분이시라면 MSX 정도는 기억을 하시지 않을까 싶군요.


이 MSX 게임 중 마성전설 2, 갈리우스의 미궁이라는 게임이 있는데 (마성전설 1은 MSX 나 재믹스를 소유하신 분 중 안 해보신 분이 아마 없을 듯 하지만요), 이 게임을 만든 사람이 MSX 팬인데다 저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갈리우스의 미궁처럼 만든 게임입니다.

원 게임은 8비트풍으로 만들어진 게임으로 프리웨어지만, 얼마 전 리메이크되어 왕창 좋아진 그래픽으로 (그래봤자 여전히 레트로 기준이지만요) 새로 나왔습니다.

 

 

오리지널 무료 버전은, 아무리 봐도 마성전설2 느낌입니다

 

 

이 게임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갈리우스의 미궁 + 고전 악마성 + 우샤스 + 캐슬...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갈리우스의 미궁처럼 각 방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아이템을 얻고, 고전 악마성같은 스타일의 무기 + 서브웨폰 등을 사용하면서, 각 방의 분위기는 우샤스의 고대 유적 탐험 분위기, 캐슬의 길찾기 + 블록 퍼즐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합니다. 이걸 다 해보셨다면 이 게임도 약간은 짐작이 가지 않으실까 싶군요.

 

 

일단 전 현재 아직 클리어는 못 했고 거의 마지막 스테이지 정도인데...
재미있냐 없냐로 따지자면 이 게임은 엄청 재밌습니다. 퍼즐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상당히 쏠쏠하면서도 각 지역의 분위기가 참 멋집니다.
특히 초반에는 단순한 유적 정도로 보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이 분위기가 점점 더 기괴해지는데, 스토리까지 알고나면 이 분위기가 더 제대로 느껴진다고 할까요.

 

게임성은 퍼즐이 많아서 막히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때마다 짜증나서 끄고도 해결법을 알고나면 바로 다시 잡게 만들더군요.
은근히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편입니다.

 

내용은 뭐 언제나 이런 게 그렇듯, 생뚱맞게 웬 유적 찾아와서 탐험하는 겁니다. 아버지가 그 유적에서 실종되었는지 아님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버지가 먼저 들어가서 며칠째 안 나왔다는 얘기는 있는 것 같습니다.

 

맵은 엄청나게 넓어서, 지역이 앞면 뒷면 각각 9개로, 총 18개인 셈입니다. 보스는 앞 또는 뒤에 있어서 총 9명이죠.
뒷면이라고 해서 뭔가 엄청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또다른 지역인데, 일반적으로 앞면과 테마는 비슷하지만 분위기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듣자니 다 찾아서 클리어하는데 한 20시간쯤 든다고 합니다. 제가 현재 16시간 정도 했으니 대충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리메이크판 그래픽

 

 

그럼, 이 게임이 너무나도 재밌어서 많은 분들께 추천을 하고 싶느냐~ 하고 물으신다면...
그건 좀 생각을 해 봐야겠군요.

 

이 게임은 스타일이 레트로 스타일인데... 스타일만 레트로가 아니라 난이도도 레트로입니다.

 

일반적으로 옛날 게임들이야 다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튜토리얼이라 할만한 건 거의 없고, 게임 내 힌트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용을 잘 이해하면야 어느정도 진행이 가능해도 보통 다 맨땅에 헤딩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그런 게임들이야 (용량 관계상) 게임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았으니 어느정도 진행이 가능했지만...


이 게임은 맵도 어마어마하게 넓은 데다, 힌트가 적힌 석판도 전혀 관계 없는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고, 힌트도 다 무슨 암호처럼 이해하기 어렵게 써 있다보니, 그 퍼즐을 푼 후에야 저게 그 소리였구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뭐 완전 바이블 코드 급이죠.

 

그리고 퍼즐을 풀었을 경우 소리가 나면서 뭔가가 바뀐 것 같긴 한데, 어디서 뭐가 바뀌었는지 안 알려줍니다. 그냥 다시 찾아봐야 해요.
게다가 그 바뀐 게 어디에 안 보이는 텔레포트 위치가 생겼다~ 라는 식이면 정말 머리 돕니다.

그렇다보니, 자신의 실력만으로 이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막히면 공략 등을 찾아서 보게 되는데...
게임이 이렇다보니 공략조차도 중급 퍼즐급입니다 =_=

 

예를 들면 대충 이렇습니다.
A 라는 위치에서 막혀서 진행이 안 됩니다. 공략을 봤더니, B 라는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아이템이 없어서 찾으러 가야 하는데, 알아보니 그 아이템은 C 지역에 있다고 합니다. 근데 C 지역으로 가려니 막혀있어서 또 공략을 보면 이번엔 D 이벤트를 끝내야 그곳에 길이 생긴다고 합니다.
근데 D 이벤트를 하려면 누구에게 무슨 얘기를 들어야 하는데, 그 사람은 E 지역에 있고, E 지역으로 가려면 F랑 G라는 아이템이 필요하고, F 아이템은 처음에 막혔던 A 위치 근처에 있는 어떤 비밀통로에 있고, G 아이템은 한참 전에 지났던 곳 중 하나에 길이 생겼으니 거기로 가면...
...하는 식입니다. 

 

머리가 돕니다, 돌아요.
저 긴 걸 다 외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막힐 때마다 공략을 조금씩 참고하는데, A 에서 막혀서 공략 보니 B 아이템 찾으라 해서 찾고, 또 막혀서 공략 본 후 C 지역 알아내고, 거기서 또 막혀서...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 진짜 끝없이 막히는 느낌입니다.

 

이 많은 아이템 중 대다수가 있는대로 꼬아놓은 퍼즐을 풀어야만 찾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_=

물론 무기 포함입니다

 


이쯤 되면 도대체 어디서 막혔어도 지금까지 하는 도중 뭘 잘못해서 막힌 건지, 아님 뭔가 해야 하는 게 있는 건지 알아내는 것도 힘들 정돕니다.

힌트라는 것들은 또 다 암호처럼 되어 있어서 의미를 파악하려면 해골 좀 굴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석판에 이런 말이 써 있었습니다.
"동생의 가게는 일반 손님용, 형의 가게는 VIP용"
...이게 동생 가게에서 100골드 이상 써야만 형의 가게가 그 지역 어딘가에 나타난다는 말인 줄 누가 알겠습니까 =_=
진짜 형 가게가 어디있는지 헤매다가 공략 보니 이렇게 써 있더군요. 다른 힌트들도 다 이 모양이니 정말 돕니다.

 

게다가 힌트들도 실제 막혔을 때 읽어야 도움이 되지, 한참 전에 나온 걸 기억해내고 쓸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군요.

무엇보다 어디서 막혔을 때 그거 관련 힌트가 있는 석판을 찾는 게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나마 이게 쉬운 정도고, 더 골아픈 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여러 암호급 힌트를 하나로 짜맞춰야 뭔가 내용이 보일듯~ 한 건, 공략에서 힌트 석판을 다 나열해줘도 이게 뭔소린가 싶을 정도일 때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게임 내의 그 이상한 문자들을 기억해야만 풀 수 있는 것도 있죠. 그렇다보니 노트 필기가 필수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 와중에, 보스들도 또 엄청 어렵습니다.
옛날 방식처럼 패턴을 알아내서 공략을 하게 될 때까지 여러번 죽는데, 보통 세이브 포인트가 저 멀리 있다보니 한 번 죽으면 다시 보스까지 가는 것도 큰일입니다.
10번만 죽으면 진짜 짜증이 하늘을 뚫을 정도가 되죠.

 

보스전은 이런 식. 저 불을 피해서 머리를 때리면 됩니다. 참고로, 가장 쉬운 첫 판 보스입니다.

 

결론은, 요즘 게임 방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암 걸리기 딱 좋은 게임입니다.
당연히 추천하긴 영 애매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그래도 적당히 공략을 참고하시면서 진행하신다면 꽤 재밌게 하실 수 있는 게임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이 게임의 차기작이 킥스타터로 제작중이라더군요. 거의 완성단계인 듯 한데... 아마 이렇게 당했어도 전 나오면 또 살 것 같습니다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