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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는 젤다가 처음 나왔을 때, 위유판으로 구입을 해서 두 번이나 클리어를 했었습니다.
근데 지난 연말에 스위치와 젤다 익스플로러즈 에디션인가를 구입한 후 잠시 제노블레이드 2 하느라 미뤄뒀었는데, 제노블레이드도 클리어를 했겠다, 젤다 한글이 지원되었다는 말에 잡아봤습니다.
먼저, 스위치판은 위유판보다 미묘~하게 해상도가 더 높고, 프레임 드랍이 좀 적다는 (없는 게 아닙니다) 장점은 있더군요.
그리고 이번엔 DLC 까지 구입을 해서 몇몇 추가 옷들도 괜찮았구요.
근데... 이런 건 일단 다들 아는 얘기니 제껴두고,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영어판과 한글판의 번역 차이에 대해 얘기나 해 볼까 합니다.
말 할 필요도 없지 않나 싶긴 한데, 번역이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번역은 일어판 베이스라, 영어판으로 하신 분들의 경우 여러가지로 좀 다른 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코록이 아니라 코로그라도 되어 있거나 한 부분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대화 번역 센스도 좋고, 몇몇 지역 이름들도 의미를 살려서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대화시 상대에 따라 반말/존댓말 가리기도 하는 데다, 상대가 사투리를 쓰면 대답도 사투리로 하기도 하더군요. 은근히 웃었습니다.
지역 이름의 경우엔 일례로 로미 섬이라는 게 있는데, 이게 일어 원문에서는 로메이 섬입니다. 메이로가 일어로 미로니, 우리말로 로미라고 하면 의미상으로 맞죠.
그런 만큼, NPC 들과 대화하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합니다.
꼼꼼하게 대화를 하면 여기저기 숨겨진 요소에 대한 힌트도 주고, 배경 지식이나 기타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한글 RPG 가 드물다보니, 이렇게 NPC 들과의 대화에서 얻은 정보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스타일의 게임에서 제대로 된 재미를 느끼기가 어려운 편인데, 이 젤다는 게임 자체도 대단한데다 한글화까지 되어 있다보니, 이 부분에서 진짜 제대로 된 재미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저로선 영어도 나쁘진 않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시원시원하게 읽히는 편은 아니었거든요)
그렇다보니, 2번이나 클리어를 했음에도 쉬는 날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하루 웬종일 잡고 있기도 했구요.
그 외에도 번역에서 흠잡을 곳은 거의 없었는데...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만)
그나마 몇가지 문제가 있다 싶은 곳은 아이템 이름들이더군요.
여기엔 약간 통일성이 없다 싶은 부분도 있고, 이렇게 쓰면 안 될 것 같은데 싶은 것도 몇 개 보이긴 하더군요.
예를 들면 "고대의 거대한 코어" 라는 게 있습니다.
솔직히 이거 제가 생각하기엔 "거대한 고대의 코어" 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만일 현재 시점에서 통상적으로 '거대한 코어' 라는 게 존재한다면 그게 오래됐다는 의미로 '고대의 거대한 코어' 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설명상으론 현재 만들지 못하는 물건이므로, '고대의 코어 중 큰 거' 라는 의미로는 '거대한 고대의 코어' 가 맞을 겁니다.
하지만 뭐...
저도 번역 같은 걸 좀 해 봐서 약간이나마 아는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아무리 확인을 하고 하고 또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면 반드시 거기서 문제를 찾아냅니다.
그런 점에서, 전 이 젤다의 전설 번역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 95점은 줄 것 같습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건...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는 벌써 나온지 1년 가까이 되는 만큼 아시는 분은 다 아실 테니 따로 말 할 필요는 없다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영어로 했음에도 다시 한글로 하니 느낌이 참 새롭습니다.
바로 이전 기종인 위유/3DS 에까지 지역코드를 고집하던 닌텐도가 어찌된 일인지, 이번엔 한글패치가 전세계 모든 버전에 다 적용됩니다.
일어판/영어판을 샀어도 업데이트 하면 (그리고 기기 언어를 한글/영어로 설정하면) 어디서든 한글이 나옵니다.
DLC 역시 어느나라에서 구입하든 똑같이 적용되고 똑같이 한글로 나옵니다. 이건 정말 감탄할만 하더군요.
그러니...
만일 아직 안 해보신 분이 계신다면 이참에 꼭 해 보시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거 안 해보시면 진짜 인생 손해보는 겁니다.
P.S.
아래와 같은 분들께는 젤다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1. 처음 튜토리얼 비슷한 구간을 지난 후에도 이 퍼즐에선 이 능력을 써라~ 하고 대놓고 알려주지 않으면 머리아파서 도저히 넘길 수 없으신 분.
2. 적들이 어려워도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찾지 않고 무조건 약한 무기로도 무쌍을 찍을 수 있어야만 속이 풀리시는 분.
3. 맵이 넓으면 길을 잃기 쉽다고 싫어하시는 분.
4. 뭔가 아주 복잡하고 반전에 반전이 섞인 스토리를 따라가는 일직선형 게임만을 좋아하시는 분.
5. 공략을 옆에 두지 않으면 불안해서 게임 내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으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