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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내 생각과는 관계없이 그냥 다 살아 집디다
이른 봄바람에 아직 다 가지 못한 얼은 땅을 제촉하듯
한 귀퉁이에서 피어난 이름 모를 새싹을 보며
문득 혹시라도 먼저 간 님의 손길이 아닐까 하는 그리움이
잠시의 어리석음이라 이내 알면서도
한 여름 갑자기 내리 쏟는 소나기를 피해
남의 집 처마밑에 서서 젖은 몸을 벌벌 떨고 있다가
잠깐 멈춘 구름사이로 비끗이 내민 태양을 보고
문득 혹시라도 먼저 간 님의 그림움이 아닌가 함이
잠시의 어리석음을 이내 알면서도
울긋불긋 나름 겨울 준비를 하던 나뭇잎들이 떨어져 쌓인 틈에
아직 물들지도 않고 시급히 떨어진 파릇한 나뭇잎을 보며
문득 먼저 간 님의 미련이 아닌가 하는 착각의 어리석음을 봐도
한겨울 흰눈으로 뒤 덮혀 꽁꽁 얼어 붙은 깊은 산 계곡에서
그래도 졸졸 흐르는 자그마한 시냇물 소리는
혹시라도 먼저 간 님의 다정함이 아닐까 하는 잠시의 착각도
이내 어리석음을 알면서도
아! 님이 가실 땐
그냥 혼자는 죽고 못 살 것 같더니만
이런 반목속에 세월이 슬금슬금 가는데도 그냥 다 살아 집디다.
이제는 이전에 함께 하던 곳에서 문득 문득 그님이 생각날 때면
아, 예전에 그 님은 이곳에서 이러했는데 하며
그렇게 온통 생각뿐이지 세상은 그냥 다 살아 집디다.
그래서 내가 산다는 건
그래서 수없이 그리워 한다는 건
그래서 한없이 안타까워 한다는 건
이 모두가 무지 슬픔의 아픔이란 건
모두가 한낱 마음만 일뿐인데
그런데 그런 마음만으로도
그냥 세상은 다 살아 집디다.
왜, 어디 아파요?
왜 요즘 힘이 없어 보여요? 라고 물어도
나는 그냥,
첫눈이 올때라 그런 가봐, 라며 억지 웃음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차마,
이제 몇일만 있으면
그간 30년을 함께 하던 그님이 내곁을 떠난지 3년이 되는 날이라
그런다고 말 할 수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