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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그것을 물로 밝힌다.
계곡은 하나의 거대한 도시,
수맥의 전류로
휘황하게 타오르는 색색의 꽃들을 보아라.
어떤 것은 길가의 가로등으로 서 있고 어떤 것은
주택의 조명등으로 켜 있고 또 어떤 것은 상가의
네온사인으로 반짝이지만
모든 꽃은
물로 달구어진 필라멘트다.
등꽃 가로등 밑을 분주히 오가는 토끼 자동차,
아카시아 조명등 아래서 야근하는 일벌 자동차,
백목련 탐조등을 따라 막 이륙하는 뻐꾹 비행기,
포플러 높은 가지 위의 관제탑에선
까치의 교신이 한창이다.
물질이 불로 사는 짐승이라면
생명은 물로 사는 기계,
인간도 이와 같아라.
사랑 또한 나와 너 사이를 흐르는
수맥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