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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봄비에 띄우는 풀빛 연서
복분자 | 추천 (0) | 조회 (520)

2010-04-11 22:44

봄비에 띄우는 풀빛 연서

 

 젖은 풀잎,
바람에 안기어 흔들립니다
빈 가슴 채우는 봄비도
무럭무럭 차오릅니다


 맨살에 누름꽃으로
자리한 그리움처럼
바람가닥 한 올 한 올 붙잡아
새벽빛에 달빛 녹아내리도록
이슬 머금은 풀빛 연서
가슴에 꾹꾹 눌러 써 내려갑니다


 푸른 멍, 아닌 것이 없는
그대, 生의 뒤안길
풋내 가득한 철없는 가슴으로
감히 천년지애의 그대 사랑에
돌 던진 것은 아니었는지요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뜨거운 눈물,
모아진 두 손에 하염없이 떨어져 내려도
감각 잃은 두 무릎, 곧추 서지 못해도
한없이 부족하기만 한, 이 사랑입니다


 그러나,
태초부터 영혼에 잇닿아
박음질 되어진
다 함이 없는 그대 사랑
내 생명의 빛 차가워진 다해도
끝없이 불려질 눈부신 노래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