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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4 19:14
너에게 가고 있는 것이다
- 이정순 님
미처 몰랐다
바다 한가운데 종이배 띄워 가듯
날숨 고르게 참방거릴 때는
눈도 뜨지 못한 갓난아이가
단번에 엄마 젖을 파고들 듯
너에게 가 닿고 싶은 건
먼 옛날 수심 밑바닥에 닿았던 의식
그리움
숙명이라면
내 출렁임은 공허한 것이 아닐 것이다
바람에 편승하여 전력으로 달려 보았다
만선의 뒤를 쫓아 흰 포말로 따라가 보기도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
빈 가슴 부표로 띄워 놓고 돌아서 올 때
썰물로 쓸어내린 물살이 속살 파고들며
소태처럼 절어 든 바다
한순간만이라도 뭍을 향해 오르고 싶은
은빛으로 파닥거리는 나의 심장이
오늘도
너에게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필자 : 이정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