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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한국인의 표준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랐습니다. 나의 탄생, 가족, 어린 시절의 시골 생활, 키, 몸무게, 체력, 학력, 성적, 결혼, 직장 생활 등 나를 둘러싼 것들이 내 나이의 보통, 평균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글을 쓰고 책을 만들면서 차츰 변해 갔습니다. 남을 가르치려 하고, 무언가를 준다는 생각이 들고, 위에 서고, 우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나 스스로 갖게 된 것입니다. 드디어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그럴까? 내 생각이 그들보다 낫고, 더 아름답고, 더 지혜로울까?"
결론은 "아니다"입니다. 표현할 기회나 방법의 차이일 뿐 우리, 너와 나의 생각은 다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옳은 것은 모두 옳게 여기고 그른 것은 누구나 그르다는 것을 알며, 무엇이 좋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단지 우리는 그것을 서로 확인하기 위하여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써 나갈 칼럼에 "수평 이동"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위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옆에서 옆으로 팔을 벌려 손을 잡듯이 서로의 생각을 같은 입장에서 나누고 확인하고 싶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친구처럼 “그래그래, 나도 그래.”하고 맞장구치고 싶습니다. 내 마음을 보고 자신의 삶을 확인하므로 잠시나마 마음이 기쁘고 편해지면 좋겠습니다.
글 발행인 정용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