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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눈으로 말해요
kklist21 | 추천 (0) | 조회 (529)

2010-05-23 13:14


초등학생인 큰 딸이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기대가 컸는지 떠나기 며칠 전부터 얼굴이 밝았습니다.
떠나는 날 아침, 서둘러서 학교 앞까지 자동차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이 녀석, 차 속에서도 흥분과 설렘으로 어쩔 줄 모르더군요.
노래도 흥얼거리다가 휘파람도 불다가 하면서요.
학교 앞에 도착해서 “잘 다녀 와. 행복한 2박3일!” 하고 인사를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물끄러미 저를 바라보던 눈에 갑자기 송골송골 눈물이 맺히는 겁니다.
“어으, 어으.”
정말 아이답게, 팔뚝으로 눈가를 부비면서 우는 거예요.
하마터면 이 분위기에 빨려들어 함께 울 뻔했습니다.
“다 큰 놈이…… 뚝, 다른 친구들 보면 창피해서 어쩌려고.”
달래고 하이 파이브도 한번 해서 보내고는 간신히 마음을 추슬렀습니다.

저만 알고 있는 거, 아니죠?
사람은 눈으로 얘기 할 수 있다는 거.
눈빛으로 사랑을 전할 수 있다는 거.
그 순간을 영원처럼 만들 수 있다는 거.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아니 사실은 그날 종일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말로는 다 설명 못할 큰 애의 "그 눈빛"의 매력에요.

이틀 후 딸아이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다 감겨지지 않는 팔로 저를 안아 줍니다.
가만히 내려다보니 이 녀석, 웃습니다.
그새 마음이 많이 자랐나 봅니다.

*
오늘 하루, "근사한 눈빛"을 선물로 준비해 보세요.

글 · 편집인 손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