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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요. 언제 그렇게 느낄까요.
얼마 전 한 여인을 만났습니다.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그녀는 오지 여행가로, 긴급구호 팀장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바꿔 살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도전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날 역시 자리를 함께한 사람들 모두 시종일관 분출되는 그녀의 에너지에 넋이 나가 있었죠. 그런 중에 나온 한 이야기에 마음이 닿았습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 남부수단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거침없이 달려가는 그녀는 정신없이 긴급 구호 활동을 하다가 문득 거울을 볼 때(그것도 보름 만에),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확인하는 전율을 느낀다고 합니다. 땡볕에 까맣게 타고(그을리는 수준이 아니랍니다.) 며칠 동안 씻지도 못해 꼬질꼬질하지만 거울 속에는 그 어느 때보다 예쁜 얼굴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돕고 있다는 자부심? 대견함? 이야기를 들으며 뭐 이런 이유들을 앞서 상상하고 있었죠. 하지만 땡! 그녀가 그렇게 느낀 것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 그 일을 하면서 현장에 존재하고 있다는 만족감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꿈을 실현하는 열정의 순간이 그녀를 가장 빛나게 해 준 것이죠. 그때를 떠올렸는지 발그레해진 얼굴로 열변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 그녀가 현장에서 느낀 아름다운 얼굴이 어떤 것이었는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 공감이 갔습니다.
자신의 꿈을 열정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 분명 그 얼굴은 우리가 흔히 미인이라고 말하는 사람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주는 감동스러운 아름다움. 그리고 그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열정을 감전시키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합니다. 저 역시 그날 밤 찌릿, 감전되고 말았으니까요.
참 그녀가 한비야 님이라는 건 다 눈치 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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