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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시작이 반이다
kklist21 | 추천 (0) | 조회 (620)

2010-05-29 09:06

지인과 메신저로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이었습니다. 그녀가 갑자기 “C로 시작하는 영어 단어 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뭐야?”라고 물었죠. 잠시 생각하던 전 "Cyber"라는 답을 내 놓았습니다. 그녀는 문화에 관한 사업 아이템을 고심하는 중이었는데 C로 시작하는 영어 단어 중에 문화적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키워드가 상당히 많다고 얘기해 줬어요. 그 얘기를 듣자 "cafe, cinema, culture, cyber, creative, coffee" 단어가 차례대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마감 중 교정을 볼 때였습니다. 어느 필자의 글에서 "톺다"라는 글자 위에 눈길이 멈췄습니다. 알 듯 말 듯한 단어였죠. 재빨리 사전을 찾아보니 "힘들여 차근차근 더듬다"라는 뜻이더군요. 자주 쓰진 않는 말이지만 "톺다"라는 단어는 그 상황에 꼭 맞는 "마법의 단어"였지요. 그때부터였습니다. 제가 일주일에 음운 하나를 골라 사전을 찾아보게 된 것이요. 특별한 순서는 없습니다. 월요일 아침 "ㄷ"에 필이 꽂히면 그 주는 ㄷ으로 시작되는 단어들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지요. 98%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고 흔히 쓰는 말이지만 그 2%가 중요합니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말도 있고 과거엔 한창 쓰던 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는 단어도 있지요. 며칠 전 얻은 보물은 "보속하다"입니다. "죄로 인한 나쁜 결과를 보상하는 일"이라는 뜻이죠. 그 보물들은 저만의 비밀 노트에 차곡차곡 쌓여 가는 중이랍니다.

아직도 세상에는 제가 알지 못하는 단어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그렇다고 사전을 통째로 씹어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나씩 차근히 해 보려고 합니다. 언젠가 제 노력이 빛을 볼 날이 있겠죠?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임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