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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늦은 오후였어요. 행복한동행 편집실로 기분 좋은 독자님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원고응모를 하려는 데, 우편 주소가 어떻게 되냐는 문의였어요. 잡지 맨 뒤쪽 하단에 기재해 놓은 게, 깨알 같은 글씨라 잘 안 보이셨나 봐요. 사서함 주소를 불러드리려다, 목소리가 젊은 독자 분이신 것 같아, 왜 편리한 인터넷 원고응모를 이용하시지 않으시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아, 저도 그게 더 편한데요. 이번엔 우편으로 한 번 보내보려고요. 글이란 게 그렇잖아요. 컴퓨터로 읽으면 느낌이 잘 안 살아날 수도 있고, 손 글씨로 적어야 전해지는 정서도 있고요. 요즘 워낙 편지 쓸 날도 없고 그러니까, 한번 우편으로 보내보고 싶어요.” 앳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 주시는 독자분의 마음이 참 예쁘게 전해졌습니다. 요즘엔 편지를 그냥 "쓴다", 혹은 "보낸다"고 말하지만, 예전엔 편지 "부친다"고 했잖아요? 말 그대로 종이 위에 손 글씨로 사연을 적고 봉투를 봉해선 우체국까지 찾아와 편지를 부쳤습니다. 참 정성어린 일련의 의식이었던 셈입니다. 이분에게도, 행복한동행에 글을 쓴다는 건 무척 행복하고 정갈한 의식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살짝 기대를 품고, 빨간 우체통 입구에 천천히 편지를 넣는 누군가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 편지에는 어떤 이야기가 적혀 있을까요? 김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