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네루다 (1904~1973)
오늘 밤 나는 가장 슬픈 구절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밤은 산산조각 나고
별들은 멀리서 파랗게 질려 떨고 있다
밤바람은 공중에서 선회하며 노래한다.
오늘밤 나는 가장 슬픈 구절을 쓸 수 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때로는 그녀도 나를 사랑했다.
이런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다.
끝없는 하늘 아래서 나는 거듭 그녀와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때로는 나도 그녀를 사랑했다.
내 어찌 그렇게 아름답고 고요한 눈동자를 사랑하지 않았겠는가.
오늘밤 나는 가장 슬픈 구절을 쓸 수 있다.
나에게 이제 그녀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그녀를 잃어 버렸다는
느낌에 잠겨.
그녀가 없음에도 광활한 하늘을 듣는다.
그리고 詩가 초원에 내리는 이슬처럼 영혼에 젖어든다.
내 사랑이 그녀를 붙들어 놓지 못한 것이 무슨 대수겠는가.
밤은 산산조각 나고 그녀는 내 곁에 없다.
이것이 전부다. 멀리서 누군가가 노래하고 있다 멀리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은 것이 못마땅하다.
마치 그녀를 가까이 데려오려는 듯 내 눈은 그녀를 찾는다.
내 가슴은 그녀를 찾고, 그녀는 내 곁에 없다.
같은 밤이 같은 나무를 하얗게 뭍들이는
그때와 지금의 우리는 같지 않다.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던가.
내 목소리는 그녀의 귀에 가서 닿을 바람을 찾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것, 그녀는 다른 사람의 것이 되겠지.
마치 내 입맞춤들 앞에서처럼
그 목소리. 그 빛나는 육체. 그 무한한 두 눈으로.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면 사랑하고 았는지도 모르지.
사랑은 그다지도 짧고, 잊음은 그렇게도 길어라.
이런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았으므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어 버린 것이 못마땅하다.
비록 이것이 그녀로 인한 내 마지막 고통일지라도
그리고 이것이 그녀를 위해 쓰는 내 마지막 시일지라도.
넘쳐 흐르는 눈물 -빌헬름 뮐러-
한 많은 눈물 내 눈에서
눈 위로 흘러 내렸네
하늘 가득히 쏟아지는 눈물
내 슬픔의 눈물 삼켜 버렸네
초목이 파릇파릇 돋고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면
얼음은 조각나 녹아 버리고
눈송이는 부드러운 비가 되겠지
내 소망 모두 아는 눈이여
너는 어디로 가니
내 눈물을 따라가면
이내 개울이 나타날 거야
내 눈물과 함께 도시를 흘러
흥청거리는 거리를 지나
내 눈물이 더욱 반짝이는 곳에 이르면
그곳이 곧 내 연인의 집임을 알아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