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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아빠만큼 사랑해
kklist21 | 추천 (0) | 조회 (569)

2010-07-24 03:14

밤늦은 시간 사무실에 있는데 휴대 전화 벨이 울립니다. 아내에게서 온 전화였는데, 분명 아들일 겁니다. 요즘, 아빠의 전화번호를 기억해서인지 엄마보다 전화를 자주 하거든요. 역시 아들 목소리였습니다.

“아빠, 지금 오고 있어요?”
“아니, 조금 더 있다가 출발할 거야.”
“그럼, 조심히 와요. 아빠 사랑해요. 전화 끊을게요.”

서둘러 전화를 끊으려는 통에 약간의 서운함이 마음을 비집고 들어오더군요. 이야기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달아나려는 아이의 말꼬리를 잡아챘습니다.

“뭐? 뭐라고 했어?”
“네?”
“아빠한테 뭐라고 말한 거야?”
“사랑한다고요.”
“그래? 얼마큼?”
“음…. 하늘만큼, 땅만큼, 우주만큼, 아빠만큼 사랑해요.”

하늘과 땅과 우주를 대다가 맨 마지막에 나온 "아빠". 그리고 아빠를 아빠만큼 사랑한다는 말. 하늘과 우주만큼 사랑한다는 말도 감동인데 아빠만큼 사랑한다니, 나는 한 번도 생각 못한 말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되는 걸 이야기하다 "아빠만큼"이 나온 거겠지요. 나는 하늘보다 우주보다 더 큰 존재인가 봅니다. 적어도 우리 아이에게는, 그리고 아직까지는.

아이가 아빠보다 큰 무언가를 영원히 발견하지 못했으면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현실과는 다른 사람으로 포장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왜 그렇잖아요,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누군가 나를 믿어주는 것. 그래서 그 마음이 고마워 그렇게 살아보려고 갖은 애를 써보는…. 그렇게 살고 싶은 거지요. 가끔, 아주 가끔은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꼭 잘 보이고 싶어서인가 봅니다. 내 아버지가 나에게 그러하셨던 것처럼.

글 《좋은생각》 김익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