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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좋은생각 - 사랑은 딩동댕
kklist21 | 추천 (0) | 조회 (521)

2010-08-01 12:57

우리 집은 3대가 산다. 1층에 할머니, 2층에 친정 부모님, 그리고 3층에 우리 부부가 산다. 일하는 남편과 나를 대신해 친정어머니가 아들 현이를 돌봐 주신다. 같은 처지인 여동생도 조카 준이를 어머니께 맡긴다. 팔순의 시어머님 시중들랴, 손자들 돌보랴 힘드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늘 죄송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손자들 덕분에 하루가 즐겁게 간다고 말씀하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며칠 전 어머니는 수줍어하며 내게 고백을 하셨다. 두 손자 녀석은 자기들이 주문한 음식을 만들어 주면 “할머니, 딩동댕!”하며 합격을 시키고 그렇지 않을 때는 여지없이“땡!”을 준단다. 처음에는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어느 날부터 그게 아니더란다.

“그"땡!"소리가 여간 귀에 거슬리는 게 아녀. 듣기 싫더라니까.”어머니는 뒤늦게 후회하셨다. 당신이 조금만 품을 들여 음식을 만들면 손자들이 기뻐하고, 시어머님도 맛있게 드시니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그 뒤 어머니는“땡!”소리가 나오지 않게 최대한 손자들이 원하는 음식을 해 주셨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때는 “할미가 일이 있어서 못해 줬는데 그래도"땡"줄 거야?”하고 설득하면 절대"땡"을 주지 않는단다.

만약 누군가 어머니께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면 어머니는 망설임 없이“딩동댕!”소리라고 대답하시지 않을까. 오늘도 사랑 받기 위해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장을 보고 계신 어머니. 그런 할머니의 사랑에“딩동댕”이라는 확실한 이름표를 붙여 주는 현이와 준이에게서 나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김인숙 님|서울 영등포구

- 《좋은생각》2009년 6월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