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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어린왕자 - 길들인다는 것
kklist21 | 추천 (0) | 조회 (492)

2010-08-06 10:20

어린 왕자는 다시 장미꽃들을 보러 갔다.
“너희들은 나의 꽃과 조금도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 내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야.”

어린 왕자는 장미꽃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 역시 아무도 길들이지 않았어. 예전에는 내 여우가 내게 아무 것도 아닌 존재였던 것처럼, 너희들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야. 그 여우는 다른 수많은 여우들과 다를 바 없었어. 하지만 내가 그를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제 그는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여우가 되었어.”
이 말에 장미꽃들은 화가 난 것 같았다.

“너희들은 아름답지만 텅 비어 있어. 누가 너희들을 위해 죽을 수는 없을 테니까. 물론 나의 꽃도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너희들과 똑같이 생긴 꽃으로 보일 거야. 하지만 내게는 그 한 송이가 너희 모두보다 더 소중해. 내가 물을 주었기 때문이야. 내가 유리 덮개를 씌워 주고 바람막이로 보호해 준 꽃이야.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것(나비가 될 수 있도록 두세 마리 남겨 둔 것 말고)도 그 꽃이지. 나는 그 꽃의 불평도 들어주었고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것도 들어주었어. 때로는 심술이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까지 다 받아 주었어. 그건 내 꽃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어린 왕자는 여우에게 돌아갔다.
“잘 있어.”
어린 왕자는 여우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잘 가.”

여우가 말했다.
“아까 말해 주겠다던 비밀은 이런 거야.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 오직 마음으로 볼 때만 모든 것이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어린 왕자는 이 말을 잘 기억하도록 되뇌었다.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한 존재로 만드는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보낸 시간이야.”
“내 꽃을 그렇게 소중한 존재로 만드는 건 그 꽃을 위해 내가 보낸 시간이다…….”
이 말 역시 잘 기억할 수 있도록 어린 왕자는 되뇌었다.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이것을 잊으면 안 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넌 네 장미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나는 내 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어린 왕자는 이 말도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되뇌었다.

- 《어린왕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