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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좋은생각 - 행복한 출산
kklist21 | 추천 (0) | 조회 (500)

2010-08-13 15:01

첫아이를 낳을 때 일입니다. 새벽에 양수가 터져 병원에 갔습니다. 입원해서 촉진제를 맞았는데 배를 쥐어짜는 것처럼 아프더군요. 친구가 아이 낳을 때 너무 아파 간호사 손을 잡았는데 매정하게 뿌리치면서“왜 이러세요!”했다는 이야기가 잊히지 않아 의료진에게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고 쩔쩔맸습니다.

그때 조산사 분께서 오셨습니다. 그분이 내 배와 허리에 오일을 발라 주며 “아가야, 엄마 그만 힘들게 하고 나오너라.”하는데 내 마음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고마웠습니다. 그분의 침착한 음성과 따뜻한 손길이 닿자 더 이상 진통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그분이 가르쳐 주시는 대로 힘을 주니 아이가 쑥 나왔습니다. 그걸 본 의사 선생님이“아이고, 이렇게 큰 아이를 쉽게 잘 낳다니 참 대단하세요.”하셨습니다. 아기 몸무게는 무려 4.32kg이었습니다. 그것도 여자아이가요.

의사 선생님은 복도에서 기다리던 친정 엄마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세요? 가방 하나 사 오세요.”“네? 왜요?”“아, 아기가 이렇게 큰데 바로 유치원 보내셔야지요. 하하하.”그 말에 밖에서 대기하던 산모와 보호자 모두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진료하고 한밤중에 아이 받느라 많이 지쳤을 텐데 짜증은커녕 웃음으로 대해 주신 의사 선생님과 편안하게 내 곁을 지켜 주신 조산사 분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나에겐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이지만 그분들은 수백, 수천 번 반복된 일이었을 텐데요.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이지현 님|경기도 연천군

-《좋은생각》2009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