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비 자 35. 이익에 상반되는 것은 싫어 한다.대체로 주옥은 임금이 몹시 얻고자 애쓰는 것이다.
화씨가 올린 옥돌이 비록 아름다운 옥은 아닐지라도 임금에게 해될 것은 없다.
그렇건만 오히려 두 발을 베인 뒤에야 비로소 보옥으로 논정되었다.
보옥을 논정하기도 이처럼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임금이 법술에 대하여는 반드시 화씨벽 얻기를 애쓰는 만큼
법술로써 여러 신하와 백성들의 사리 사욕과 간사함을 금하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그러한즉, 도를 지닌 자, 즉 법술가가 죽음을 당하지 않은 것은
다만 제왕의 박옥(즉 법술)을 아직 임금께 올리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
임금이 법술을 쓰면 대신이 정권을 함부로 독단할 수 없게 되고,
근신들이 감히 권력을 팔 수 없을 것이다.
관에서 법을 시행하면 놀고 있는 백성들이 농경에 달려가야 하고,
놀고 있는 선비들은 전진에서 위험을 무릅써야 하게 될 것인즉,
법술이란 것은 바로 여러 신하들과 사민이 화난으로 여기는 바가 된다.
따라서 임금이 대신들의 논의를 어기고 백성들의 비방을 무시하며,
홀로 도언(즉 법술의 말)에 맞출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즉 법술가가 비록 죽음에 이를지라도 법술의 도는 결코 그 진가를 논정받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