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mp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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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0 16:17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재산이 자신이 평생 쓰고도 남을만큼 넉넉했지만,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해가 서산에 뉘엇뉘엇 질 무렵이었습니다.
길가던 한 나그네가 그 집 대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는 행색이 초라한데다 몇날 며칠을 제대로 먹지 못한 몰골이었습니다.
그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노랭이 부자에게 밥 한 그릇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그 노랭이 부자는 일거에 거절하였습니다.
자기들이 먹을 밥 밖에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그러자 허기진 나그네는 다시 청을 하였습니다.
비라도 피할 수 있도록 처마 한 자락을 내어달라고.
그러나 그 노랭이 부자는 이마저도 거절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헛간 앞에 나뒹굴던 볏 짚 석단을 그에게 내던지며
이걸로 비를 피하던지 말던지 하라고 하고는 대문을 걸어잠궜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그는 늙어서 죽게 됐고, 저승에 가게 되었습니다.
흔히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사자(死者)를 심판한다고 하죠.
그 역시 염라대왕 앞에 서서 심판을 기다리는데,
염라대왕 옆에 창고가 하나 있더랍니다.
염라대왕이 그에게 그 창고문을 열고 무엇이 들어 있는지 살펴보라길래
창고문을 열고 봤더니 그 속엔 볏짚 석 단이 내동댕이쳐져 있더랍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 볏짚 석 단이 왠지 눈에 익은 것이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 볏짚단은,
언젠가 그가 배곯은 나그네에게 내던진 바로 그 볏짚이었습니다.
그는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이승에서 평생을 살면서 남에게 베푼 것이 고작 볏짚 석 단이었음을.
그러나 후회는 이미 늦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이웃과 더불어 삽시다.
어려운 이웃에게 밥 한 그릇, 돈 천 원 베푸는 게
따지고 보면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저승에 있는 내 창고에 저축을 하는 것이랍니다.
매사에 작은 것에 감사하고
또 남에게 베푸는 마음이 행복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