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한때
내 전부를 걸고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나
우연한 일로
우리 사이는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 사람은
내 곁을 떠나가고 말았습니다
허무,
배신감,
치욕,
아물 것 같지 않은 상처
나는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그렇게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었고
그때
바로 그대가
내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서히
사랑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대여,
시간을 주십시오
나 자신을,
진실된 내 모습을 들여다볼
시간을 주십시오
혹
당신을 사랑하게 된 것이
나 자신의
공허감을 채우려고
상처를 잊고 싶어서 택한
도피행각이라면
그건
죄악이요,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크나큰 불행이기 때문입니다
그대에 대한 사랑에
충실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