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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동박새
또로로 | 추천 (0) | 조회 (433)

2010-12-17 16:11

동박새

김두안


그는 동박새
도시에서 집을 짓는 그는
빨간 코팅장갑을 끼고
철근 몇 가닥 어깨에 메고 휘청거리며 계단을 올라가요
목수들 망치소리 들려와요
동백은 저렇듯 멍울로 꽃 피워요
산이 쩌렁쩌렁 붉어요
핑 쇳소리 내며 떨어져요
참 헐렁해요
녹슨 꽃을 밟기도 해요
피멍이 든 못 자국 망치로 두들겨요
바람은 차갑고 도시는 안전화보다 안전하지 못해요
그는 동박새
절뚝절뚝 날아가요
철근이 휘청거리는 리듬을 타고
등 뒤로 힘껏 부딪쳐야 높이 오를 수 있는 거예요
어제도 그제도
그렇게 살 거예요
그는 동박새
철근을 내려놓고 코팅장갑을 꼭 쥐어 봐요
해 하나 또 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