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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에서 군 복무하던 시절의 일이다. 2년간 고생하고 해방의 순간을 두 달 남겨 둔 어느 날, 나에게 시련이 닥쳐왔다. 다른 부대에서 적응 못 하고 탈영 경험도 있는, 소위"고문관"을 맡게 된 것이다. 내가 이끄는 분대가 가장 분위기가 좋다는 게 이유였다. 그 이등병이 사고라도 치면 분대장인 나도 영창에 갈 수밖에 없는 위기일발의 순간이 온 것이다.
그래서 나는 혹시 잘못될까 싶어 이등병이 힘들어하는 눈치가 보이면 잽싸게 뛰어가 고민을 들어주고, 밤에도 내 침상 옆에서 재우며 좋은 이야기만 해 주었다. 그렇게 두 달을 보내고 제대 하루 전, 소대원들이 파티를 열어 주었다. 그 자리에서 소대원
들이 나와 보낸 추억을 한 사람씩 이야기하는데 문제의 이등병순서가 되었다. “처음 이곳에 올 때 어떻게 하면 의가사제대를 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분대장님 덕분에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두 달간 행복했습니다.”
아직도 생생히 귓가에 울리는 그 말. 문득 그 친구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