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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팔을 힘껏 펴라!
kklist21 | 추천 (0) | 조회 (456)

2011-01-16 16:47

작년 12월 입대했다. 훈련 중,내가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팔 굽혀 펴기! 하나밖에 못 하기에 팔 굽혀 펴기를 할 때마다 자존심이 상했다.
어느 날, 동기가 취침 후 몰래 운동하자고 제안했다. 그날부터 늦은 저녁 생활관은 헬스장으로 변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재밌는 것은 팔 굽혀 펴기 릴레이. 1번 동료가 1개 하면 2번 동료는 2개…, 이런 식으로 이어 가는데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10개를 해야 되는데 도저히 팔을 펼 수 없었다. 그때 한 동기가 “힘들면 무릎 꿇고 해. 그래도 늘 거야.” 했다. 그렇게 겨우 10개를 했지만, 여러 날이 지나도록 실력은 늘지 않았다.
하루는 속상해서 담요를 덮어쓰고 훌쩍이는데, 내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야간 운동을 제안한 동기가 “한번에 여러 단계 성장할 때가 올 거야. 그게 더 멋진 거다. 힘내.” 하며 격려해 주었다. 신기하게도, 며칠 뒤 8개를 했다. 생활관 동기들은 마치 자기 일인 듯 박수 쳤고, 나 역시 성취감에 기뻤다.
훈련소를 떠나는 날, 나는 더 이상 팔 굽혀 펴기 꼴찌가 아니었다. 그렇게 1년 3개월이 지나고, 어느새 상병이 되었다. 팔 굽혀 펴기를 할 때마다 훈련소 동기들 얼굴이 떠오른다.


필자 : 지승훈님 
출처 : 월간《좋은생각》 2010년 0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