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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낙엽처럼 돈을 태우는 사람
바가지 | 추천 (0) | 조회 (378)

2011-01-19 03:24

 

 
 
 
 
 
 
 
고도원 님 | 고도원의 아침편지 운영자
 


“짧은 글귀 하나가 그날 기분을 바꾸고 운명도 바꿀 수 있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바로 이러한 작은 씨앗과 같은 마음으로 시작됐다.

2001년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었던 고도원 님은 몇몇 가까운 지인들과 좋은 글귀에서 받은 감동을 나누고 싶었다.
그 방법을 찾다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이메일이었고 그것이 아침편지의 모태가 되었다.
그렇게 출발한 아침편지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면서 불과 6개월 만에 회원 수가 6만 명이 되었고
현재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처음에 이 일을 시작했을 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도 많았어요.
이런 일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얻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거였죠.
하지만 그냥 묵묵히 제 일을 했습니다.
한편에선 청와대 연설담당 비서관이 본연의 업무를 하는 것만도 힘들텐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분들도 계셨고요.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이 일은 제게 숨통을 트이게 해 주었습니다.”

당시 그의 상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긴장된 생활이어서 마치 바람이 팽팽히 들어간 타이어 같았다.
그때 아침편지는 팽팽한 타이어에 바늘구멍 하나를 낸 것처럼 숨통을 트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고도원 님이 숙명과도 같은 이 일을 하게 된 배경에는 "아버지"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철저히 가르쳤던 그의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시면서 모든 책을 고스란히 물려주셨다.
그 책 속에는 아버지가 책을 읽으며 친 밑줄들이 있었다.
그는 이것을 발견한 순간 감전이 된 듯 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신 듯한 숨결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밑줄이 그어진 글귀를 통해 느낀 감동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침편지는 그의 필요와 숙명이 만든 "멋진 합작품"인 것이다.

누구에게나 빛과 그림자가 있다
연세대 《연세춘추》 편집국장, 《뿌리 깊은 나무》 기자, 《중앙일보》 정치 전문 기자 등을 거쳐
1998년에는 대통령 비서실 국내언론총괄국장을 거쳐 대통령 연설담당 비서관까지.
그의 화려한 이력을 보면 고생이라고는 모르고 살아온 사람같지만 그에게도 깊은 어둠의 시간이 있었다.
그는 유신 시대에 학생운동 배후 조정 혐의를 받고 구속되어 구치소 생활을 했고 강제 징집까지 당했다.
그러다 학교로 돌아와 10년 만에 졸업을 했지만 사회 어느 곳에서도 그를 받아 주지 않았다.
취직이 안 되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어도 여자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결혼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의 가슴에는 그야말로 "희망 없는 청년"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뿌리 깊은 나무》에서 그를 받아준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직장을 구했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을 넘어서 인생의 스승을 만난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그 당시 저는 완전히 절망 상태였어요.
그때 《뿌리 깊은 나무》의 한창기 사장님은 졸업장도 없는 저를 뽑아 주셨고,
제 사정을 안 뒤에는 다른 사람보다 더 두둑히 보너스를 주시더라구요.
창간 후 3년 간은 적자였는데 그렇게 신경을 써 주신 것도 감사했지만, 그분이 하신 이 말씀이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꿈꿔 온 의미 있는 일에 낙엽처럼 돈을 태울 수 있어야 한다."
그 말씀은 지금까지 인생의 큰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편지가 제게는 낙엽처럼 돈을 태울 수 있는 바로 그 의미 있는 일이지요.”

어둠 속에서 피어난 희망
아침편지가 짧은 시간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그 안에 그의 뜨거운 눈물과 깊은 고통의 역사가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고도원 님은 단순히 글귀를 보기 좋게 다듬어서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단 몇 줄이라도 그 속에 자신이 겪었던 삶의 굴곡을 담는다.
그리고 그는 알고 있다.
바로 이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얼마 전에는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둔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받았다.
아들이 아침편지를 읽으면서 다시금 삶에 대한 소망을 갖고 기운을 차렸다는 감사의 편지였다.
이렇게 삶의 희망을 전하는 일이 바로 아침편지가 꿈꾸는 바이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 순수함을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아침편지에서는 문화재단을 만들었다.
투명한 재정원칙 아래 운영되는 순수한 문화재단을 지향하며 결정한 일이다.
그 첫걸음으로 고도원 님은 자신의 집을 팔아 문화재단 건립 기금으로 내놓았다.
순수함을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비워져야 하고, 그것이 낙엽처럼 돈을 태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을 비우고 태울수록 그는 "행복하다"고 한다.
고도원 님의 행복론은 자기가 먼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태도를 낙천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낙관적인 것과 낙천적인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준비하거나 노력하지 않고 무턱대고 잘 될 거라고 하는 낙관적인 태도는 삶에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씨를 뿌리며 준비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낙천적인 태도입니다.
준비하는 고통을 즐기면서 모든 결과에 대해서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만약 그렇게 산다면 행복은 물론 성공까지 이어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고도원 님은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긴다.
작은 성공을 거듭한 사람이 큰 성공을 이룰 수 있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창조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어 갈 때 그 사람만의 위대한 영역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세상의 부와 권력, 명예를 쥘 수 있는 길을 포기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어떤 사람들은 출세가 보장된 그 길을 가지 않는 그가 이상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의미를 둔 일을 찾아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그에게 흐뭇한 미소와 박수를 보낼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 며칠 밤을 새도 피곤하지 않고 즐거운 것,
그러면서도 그 일이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하고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아침편지는 이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입니다.
그런 면에서 전 아주 행운아인 셈이죠.”
 

행복한 행운아, 고도원 님은 그래서 오늘도 아침편지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할 꽃씨를 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