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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중대장님, 지금 집에 계시면 제가 가겠습니다.”"집까지 알 정도면 나를 잘 아는 사람인데, 누구지?"얼마 지나지 않아 궁금증은 해결됐다. 딱 벌어진 어깨, 벌겋게 익은 얼굴, 노랑머리……. 주먹뿐 아니라 고집도세서 선임병과 마찰이 잦던 영주였다. “전역하고 중대장님 생각나서 왔어요.”영주는 차 트렁크를 열고 상자를 꺼내 들었다. “저희 집에서 수확한 복숭아인데, 한번 드셔보세요.”
영주는 그동안 자기밖에 몰랐는데 군대에서 배운 게 참 많다고 했다. 영주를 어르고 달래며 중대장 통신병으로 데리고 다니던 시절이 떠올랐다. 숱한 면담과 야근이 고생아닌 보람으로 느껴졌다.
올해는 학창 시절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은사님에게 복숭아를 드렸다. 나 역시, 혼도 많이 났지만, 기억에 남는 건 나를 아껴 주시던 모습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