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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사라진 신문지
kklist21 | 추천 (0) | 조회 (402)

2011-01-22 10:53

우리 할머니는 절약정신이 참 투철하다. 화장지 대신 신문지를 애용하고, 볼일도 화장실이 아닌 농기구 창고에 거름통을 갖다 두고 보신다.
어느 날 할머니를 따라 밭에 갔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져 부리나케 창고로 달려갔다. 시원하게 볼일을 마치고 신문지가 있는 곳을 손으로 더듬었는데, 글쎄 밭에 가기 전에 일부러 갖다 두었던 신문지가 없는 것이다!
목이 찢어져라 밭에 계신 할머니를 20분이 넘도록 불렀지만 끝내 오시지 않았다. 다리가 저려 오는 통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일어설 수밖에….
나는 옷을 갈아입고 비장한 마음으로 할머니를 기다렸다. 그리고 할머니가 오시자마자 여쭈었다. “할머니, 창고에 놔둔 신문지 혹시 못 보셨어요?” “야야, 내가 먼지 탈까 봐 방에 들라 놨다 아이가. 근데 그거는 와 묻노?”


필자 : 김지숙님 
출처 : 월간《행복한동행》 2004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