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list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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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0 19:52
대학 시절 스쿨버스를 타고 통학했던 친구 이야기다. 어느 날 아침 스쿨버스를 탔는데, 옆 사람이 의자를 뒤로 젖힌 채 술 냄새를 폴폴 풍기며 자고 있었다. 마침 전날 술을 많이 마셔서 몹시 피곤했던 친구는 자기도 편히 자려고 손잡이를 힘차게 뒤로 당겼다. 하지만 의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뭔가가 이상하여 "이 손잡이가 아닌가" 해서 다른 손잡이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친구를 쳐다보는 게 아닌가. 아직도 술기운이 남아 있었던 걸까? 알고 보니 친구가 당겼던 그 손잡이는 옆 자리의 의자를 조정하는 것이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옆 사람은 자다가 덜커덕 몸을 일으키고 "무슨 일이지?" 하고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곧 사태를 파악한 친구와 그 사람은 눈이 마주쳤고, 친구는 태어나 지금껏 흘린 식은땀의 곱하기 백 정도의 땀을 흘렸다.
필자 : 여찬종님
출처 : 월간《행복한동행》 2005년 0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