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list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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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2 12:54
신입 사원 시절이었다. 막 회사 문을 들어서는데 멀리서 친한 입사 동기 한 명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
계단을 오르면서 다시 뒤를 돌아보니 그 친구가 씩씩하게 회사 유리문을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골탕 좀 먹여 볼까?" 일단 아랫배에 힘을 약간 주었다. 그리고 계단을 오르는 구두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타이밍이 중요해." 거의 바로 뒤에 왔다는 느낌이 들어 "이때다!" 하고 아랫배에 한껏 힘을 주었다. “뿡~ 뿡~~.”
그런데 친구의 비명이 아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임마! 빤스 찢어지겠다.” 영업관리팀의 신 과장님은 내 등을 딱 때리며 웃었다. 알고 보니 바로 뒤를 따라오던 그 친구는 화장실로 가고, 1층에 들렀다가 2층으로 올라가던 과장님이 엉뚱한 가스 세례를 받은 것이다. 홍당무가 된 나는 과장님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필자 : 고현탁님
출처 : 월간《행복한동행》 2005년 0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