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list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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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6 17:06
지난겨울 어느 날 밤, 갑자기 출출한 생각에 먹을거리를 사러 가게에 다녀오기로 했다. 날이 추워서 점퍼 위에 두툼한 목도리를 두르고 집을 나섰다.
가게에서 이것저것 사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컴컴한 골목에서 어떤 사람이 뒤따라 걸어오고 있는 것 같았다. 겁이 나서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내 어깨 위에 누군가 손을 올려놓는 게 아닌가. 순간 무서움에 사로잡혀 꽥 하니 소리를 지르고 무작정 막 달렸다.
정신없이 뛰어 집에 도착한 뒤 숨을 헐떡거리면서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런데 언뜻 벽에 걸린 거울에 내 모습이 보였다. 앗! 이럴 수가. 어깨에 두른 살구색 목도리가 눈에 들어왔다. 나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공포스러운 손은 바로 그 목도리였다.
필자 : 한수교님
출처 : 월간《행복한동행》 2005년 0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