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온 첫날 국사 시간, 선생님께서 질문을 하셨다. “견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는 사람?” 대답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선생님은 “견훤은 병으로 죽었는데…”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나는 "병"을 "변비"로 잘못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나는 짝에게 물어보았다. “견훤이 변비로 죽었어?” 그러자 친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게다가 목소리가 너무 컸는지 선생님께서 “견훤이 변비로 왜 죽어~! 전학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개그를 하냐! 벌써 2학년 3반에 전염된 거야?”라고 하셨다.
우하하~! 애들은 배꼽 잡고 웃었다. 알고 보니 우리 반은 교내에서도 손꼽히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반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반 친구들과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필자 : 박연선님 
출처 : 월간《행복한동행》 2005년 0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