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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커피향같은 우정
바가지 | 추천 (0) | 조회 (313)

2011-04-10 18:12

 
언젠가 나의 남자 친구가
50이 넘어서도 같이 차를 마시며
세상 이야기를 하고 싶은 친구라고
나를 소개한 일이 있었다.


"넌 도데체 나에게 그렇게도
성적 매력을 못 느끼니?" 하고
볼맨 소리로 면박을 주었지만
사실 나는 그것이 어떤 칭찬보다도 기뻤다.


사람에게는 불꽃같이 타오르는 사랑이 필요하겠지만,
커피향 처럼 은은히 퍼지는 우정도 소중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부부조차도,
늙어서 차를 마시며 세상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되어 줄 때서야
비로소 그 사랑이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삶이란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는,
더 많은 친구들과 따뜻한 우정을 나누고
싶은 소망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 대상이 남자이든 여자이든
심지어 남편이든 말이다.



-공지영님의 산문집 "상처없는 영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