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우리 할머니
옛날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돈벌이 하러 지리산 문숫골
산판으로 돈벌러 갔는데 몇달이고 소식이 없었답니다
젖먹이 아이와 몸도 안 좋은 우리 할머니는 못 먹어서
젖이 안 나오니 아이는 울고 보채고
밤새껏 시달리다가 할수없이
아이를 들쳐업고 부잣집에 밥 동냥을 나섰는데--
사흘을 굶었으니 아이 젖이 나올리 없고 아이도 지쳐버리고
온 세상이 노랗게 보이면서 빙빙 돌고--
기진맥진한 몸으로 보리밥 한 덩어리를 동냥을 했답니다
등에 업힌 두 살 아이가 밥 달라고 보채는 것도 잊어 버린채
할머니 한숨에 동냥밥을 입에 넣고 먹은 후에 정신이 들어
아이를 쳐다 봤는데--아이 눈은 눈물이 고여 있었답니다
아이고 내가 미쳤어 너를 놔 두고 내가 먹다니--
할머니 눈에서는 눈물이 펑펑 쏟아지고 내가 기운 차려야지-
힘든 밥 동냥을 동네를 돌며 -- 아이 먹이니--아이가 먹은 음식에
체해서 밤새껏 끙끙 앓다가 지쳐 우는 소리도 모기소리였답니다
그 고생을 고생을 하고 우리 아버지를 키우셨다는 할머니의
전설같은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속없이 떼쓰는 나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은 해보지만
설마 우리나라 잘 사는 나란데
그런 생각을 하고 맙니다
그래도 때로는 할머니 말이 정말일까 의심도 해 보면
은근히 걱정도 되지만 거리에 나가보면 찬란한 광경을 보면---
할머니 말씀은 옛날 원시적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그런 일이 올수가 있겠느냐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몰라 라는 걱정도 된답니다 우리 할머니는
평생 거짓말을 한번도 안 하시고 사셨다는 것 믿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