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이심별체
얼마 전 후배의 결혼식장에서
한 주례사를 들었다.
첫마디는 이러했다.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별체입니다.
서로의 사생활을 보장해주고 서로에게 자유를 주세요."
순간 예식장 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신부 측 부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례를 쳐다보았다.
"주례가 미친 게 아닌가" 생각했을 것이다.
주례사는 계속 이어졌다.
"처음엔 누구나 다 사랑해서 결혼합니다.
문제는 사랑할 때가 아니라 사랑하지 않을 때입니다.
왜 사랑하지 않게 될까요?
서로를 100% 가지는 것은
0% 가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서로를 온전히 가지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를 놓아주어야 합니다.
사랑은 강요가 아닌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입니다.
기꺼이 구속되고 기꺼이 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한다.
- 고린도전서 13장 5절
『연애에 말 걸기』
(명로진 저 | 랜덤하우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