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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어느 고아의 수기 (3)
바가지 | 추천 (0) | 조회 (273)

2011-05-19 13:10

 
1955년 9월 20일 흐린 뒤 맑음
 
 
엄마,
 
안녕히 주무셨어요?
 
나도 자긴 잤으나
 
어젯밤엔 퍽 추웠어요.
 
얇은 담요가 꽤 불만스러웠으나
 
거리에 자는 내 어린 동생들에 비하면
 
난 얼마나 행복인가요?
 
보리밥에 된장찌개가 싫증이 났으나
 
고아원에서 소금국 먹던 생각을 하며
 
억지로 참으며 한 그릇 다 먹었어요.
 
거리에 다니는 숙녀들의 그 화려한 옷이
 
내 눈을 황홀케 하지만.......
 
엄마,
 
난 내 복대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먹물 옷을 입게 될지는 모르나
 
지금은 꿈이 많아요.
 
결국 내 외로움이 자연 이성을 생각하게 되는가 봐요.
 
아...무서워......
 
내가 절에서 이런 생각을 하면 큰 죄인데,
 
그러나 나는 인간,
 
아직 부처가 못된 세상에 미련을 끊지 못한 밥통 설희.
 
엄마,
 
가정에서 살고 싶어요.
 
난 이제 단체 생활에 싫증을 느꼈어요.
 
엄마를 모셔놓고 품팔이를 해서라도
 
이름있는 시인이 돼보고 싶어요.
 
식모가 되더라도 가정에서 살고 싶으나
 
내가 아는 곳은 고아원 뿐이니.
 
엄마 !
 
이 세파에 대한 근심을 언제나 끊고
 
나도 저 석가와 같이 될까요.
 
 
산새우는 동산에 오늘도 내 손에는 천수경이........
 
 
엄마 !
 
당신의 딸이 절 생활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