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국
남편과 아내는 서로 손을 꼭
마주 잡고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남편의 몸에서 오른쪽 콩팥이 적출되어
아내의 몸 속으로 이식되었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남편은 곧 회복실로 옮겨졌습니다.
눈을 뜨니 수술 부위가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큰 숙제를
끝낸 것처럼 홀가분했습니다.
어머니가 걱정스런 얼굴로 다가와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집니다.
"에구……. 지 마누라 살리려고…….
"괜찮아요, 어머니. 제 아내인 걸요.
당연히 제가 해야죠."
아들은 고통을 참으며
어머니에게 웃어 보였습니다.
의사로부터 수술 경과가 무척 좋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아내도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다고 합니다.
혈관과 혈관을 잇고 신장을 나누면서
두 사람은 더욱 한 몸처럼 이어졌습니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후
남편은 아내의 병실을 찾았습니다.
"고생했지? 그래도 잘 이겨냈네."
"내가 뭘……. 당신이 더 고생했지."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손을 꼭 마주 잡았습니다.
"여보, 이 꿰맨 자국 봐봐. 꼭 알파벳 같아.
아이 러브 와이프라고 쓰여 있는 것 같지 않아?"
남편이 수술 자국을 보여 주면서 농담을 건넸습니다.
"내 배에도 아이 러브 허즈번드라고
쓰여 있어. 자, 봐봐!"
아내도 지지 않고 응수했습니다.
부부는 함께 병원의 정원에 나왔습니다.
활짝 핀 개나리꽃이 눈이 부셨습니다.
두 사람은 나란히 붙어 노란 개나리꽃을
바라보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식구생각』
(윤문원 저 | 세종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