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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누군가 내 바코드를 읽고 있다.
또로로 | 추천 (0) | 조회 (255)

2011-06-18 15:04

누군가 내 바코드를 읽고 있다   

변종태


  비가 내리는 시외버스터미널 앞. 비가 내린다 영업용 택시들이 온몸을 적신 채 기다란 그리움을 흘리고 있다. 저 축축한 그리움들, 야생마처럼 말굽을 푸르릉거린다. 목 놓아 달리던 푸른 들판, 때로 붉은 신호등에 발목이 붙들려 안달하던 그리움, 속도 무제한의 질주를 그리는 저 그리움의 정체는 무얼까. 비가 내린다. 노오란 비옷을 입은 그리움, 터미널 앞의 그리움을 녹이고 있다. 그렇게 내 욕망은 나이를 먹어가고, 룸미러에 비친 얼굴, 이마에 바코드가 선명하다. 누군가 내 이마의 바코드를 읽고 있다. 하루가, 한 주가, 한 달이, 일 년이, 내 생生이 서서히 저물어간다. 횡단보도 건너편 스치듯 지나는 낯선 그림자. 그림자의 윗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