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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내 인생 최고의 행복은 아내입니다
바가지 | 추천 (4) | 조회 (270)

2011-07-01 08:05

“그래, 멋지게 한번 해보는 거야.”

절친했던 친구와 한날한시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비롯한 모든 재산을 끌어들여서 회사를 차렸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아내 몰래 집을 담보로 대출도 받고 차도 헐값에 넘기며 회사에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습니다.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친구와도 점점 부딪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서로에게 잘못을 떠넘기며 매일같이 목소리를 높였죠.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우리의 관계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괜히 사업을 시작해서 친구까지 잃게 된 건 아닌지 후회하며 잠 못 이룬 어느 날,
재고 물건을 수거하러 가던 길에 나는 그만 졸음운전으로 사람을 치고 말았습니다.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서 당신의 유일한 재산이던 논밭을 팔아 합의를 해주신 덕분에 구치소에서 나온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열심히 살자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친구는 회사를 정리했고, 내 앞으로 빚만 잔뜩 남겨둔 채 잠적해버렸습니다.
결국 빚 때문에 또 구치소에 들어가야 했죠.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친구 녀석이 죽도록 원망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가슴 아파할 어머니와 아내가 맘에 걸려 하루하루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제까지만 해도 내게 용기를 주던 아내가 찾아와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아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았던 나는 뜻대로 하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웠죠.
그러나 아무리 울고 후회해도 시간은 되돌려지지 않더군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일 년 반 만에 그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동안 나 때문에 어머니가 받았을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니 잠시라도 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일을 시작했죠.
공사장을 전전하며 어머니 약값이라도 벌려고 발버둥쳤습니다.
하루는 어머니가 전혀 뜻밖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없는 동안 아내가 어머니께 다달이 돈을 보내주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이혼한 뒤에도 어머니를 돌봐주었다는 사실이 고마우면서도 한편 매달 무슨 수로 돈을 보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 처가에 찾아갔지만 아내는 없었습니다.
장모님은 나를 보자마자 엉엉 우셨고, 처남은 나에게 충격적인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아내가 아이들과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술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남의 도움으로 어렵게 아내를 만났습니다.
화려한 불빛 아래서 웃음을 파는 아내의 모습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한 마디도 하지 못했고 아내 역시 나를 외면했습니다.
그리고 또 찾아오는 게 싫었던지 아무 말도 없이 딴 곳으로 옮겨버렸습니다.
여전히 매달 어머니와 아이들에게는 돈을 보내주었죠.


어떻게든 아내를 찾아서 용서를 빌고 싶었습니다.
아내의 전 업주를 석 달 넘게 졸라 아내가 있는 곳을 겨우 알아냈습니다.
또다시 가방을 싸려던 아내 앞에서 제발 도망가지 말라고 애원하며 빌었습니다.
아내가 마음을 돌리지 않자 난 아예 그곳에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반년 넘게 아내 곁을 지키며 날마다 설득한 끝에 아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둠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부부가 되었습니다.
이젠 더 이상 아내와 식구들 눈에 눈물 흘리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평생 사랑하며 아내 가슴에 박힌 못들을 하나씩 빼주고 싶습니다.
다시 돌아와준 아내와 가족을 위해 적금도 들었고, 아내에게 다시 하얀 면사포를 씌워주려는 계획도 몰래 세워놨습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아내가 옆에 있 지금 , 나는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