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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로부터
어라연
태울 거야
꿈도 사랑도 잊은 채 활활
뿌리로 잠길 거야
한때, 꿈꾼 적도 있어
내 향기
내 빛깔 닿는 높이만큼
온전히 이루기를
세상은 바람불어 어지럽다 하지만
꽃으로 사는 목숨이야
스스로 뜨거워 남몰래 지는 거야
전생의 몫까지 죄 벗는 아픔이 깊어
붉게 지는 거야
피는 멈추지 않는 걸
내 향기, 꿈꿔도 보았어.
누군가의 캄캄한
밀실에서 앉기도 하고
더러 알지 못할 하늘까지 날기를
이제 꿈꾸기에 철이 다하니 아파
한번, 오직 한번으로 끝날 수 있도록
나를 태울 거야
다만 타는 것으로 가슴이 황홀해지도록
고운 빛깔 날아간 향기마저 거두어
활활 타서
뿌리로만 잠길 수 있다면
잠길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