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네 마음의 문을 닫고
내 마음에 빗장을 질러놓고
떠나가 버려 잊을 줄 알았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눈빛이 살아 있어
불쑥불쑥 생각 속을 파고 들어와
늘 가까이 있는 착각이 일어난다
가을볕에 바싹 마른 깨를 털 듯이
훌훌 털어버렸으면 좋으련만
보채는 아이 엄마 치마 끝에 매달여
칭얼거리듯 내 마음에 늘 걸린다
장대비 쏟아져 내려
온갖 찌꺼기 다 떠내려 가듯
남은 감정들을 떠내려 보냈으면 좋으련만
옹이처럼 콱 박혀 있는 걸 어쩔 수 없다
네가 내 마음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이러는가 하고
어리석음을 탓해도 어쩔 수 없다
사랑한다던 네가
사랑하자던 네가 떠나가 버렸어도
내 마음에 널 두고 살아갈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