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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넋두리를 들어줄 때면,
gura892 | 추천 (0) | 조회 (314)

2011-08-06 13:06


사랑 때문에 "판단 착오"라는 흙탕물 속에서
허우적대는 사람의 넋두리를 들어줄 때면,
언제나, 무조건, 그 사람 편이 된다.

"나도 나를 이해할 수 없고, 나조차 내가 밉다"는 데야,
몰라서가 아니라 알지만 할 수 없는 거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내 편이라는 건, 잘못까지 응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도 알고, 그도 아는 것을 구태여 들추거나 지적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끄덕여주는 사람이겠지.



너는 그 남자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저 어리광을 부릴 상대가 필요한 거란다.
그 남자가 말한 "사랑해"는
제 마음을 담은 평서문, "(나는 너를) 사랑해"지,
네 의무감을 자극하는 명령문, "(너, 앞으로 나를) 사랑해"가 아니란다.
그런데 넌 꼭 명령문으로 알아들은 것 같더구나.
곁에 두고 의지하고 싶은 것과 사랑은 다르단다.

그리고 명심하렴. 아무 이유없이 네게 잘해주는 남자는 없단다.
특히 다 저녁에 전화해서 술 사주겠다는 남자를 "
나를 귀여워해주시는 선배님"이라고 착각하는 건
순진한 게 아니라 멍청한 거란다.
한 가지 더, 요즘 자꾸만 "오빠"라고 불러달라는 그 인간을 조심하거라,
알고 보면 너한테만 그러는 것도 아니거든.



상대가 술 취해서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말지어다.
술에 취해 흐트러진 마음을 빌어 평소의 묵은 마음을 힘겹게 꺼낸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속을 어지러이 떠다니던 날카로운 감정의 조각들이
때마침 마주 앉은 너에게 쏟아진 것일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쏟아진 말들은 하릴없는 감정의 배설에 불과하다.
술에 취한 상대의 말은
그와 나누어 마신 술기운이 어슴푸레 희미해질 무렵
"왜 이렇게 과음했을까"하는 일기 같은 후회와
"다신 술 마시지 말아야지"하는 지킬 수 없는 다짐 사이로
슬그머니 접어 넣어 영영 잊어버리도록 해.


연애를 테이크아웃하다 / 신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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