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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불면은 독한 바이러스처럼
gura892 | 추천 (0) | 조회 (445)

2011-08-16 17:42


오지 않는 잠을 기다리며 누워 있노라면
침대의 메트리스가 십자가인 듯 여겨지고 여자는 거기 못 박혀,
영원히 죽지 않고 언제까지라도 계속되는 형벌을 받을 것만 같았다.
잠을 자지 못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계절이 바뀔 때면 유독 불면은 독한 바이러스처럼 여자를 괴롭혔다.
기온이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 몸 안으로 그 계절의 바람이 스윽 지나가는 기분이 들고
곧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듯 야릇한 느낌이 일었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머리끝부터 몸의 세포가 천천히 죽어가는 것이 느껴지고
작아지고 작아져서 푹 꺼진 자리만 남을 것 같은 공포에 시달렸다.
그 여자가 속한 세상, 그 여자가 살아가는 일상이 만드는 그림들을 생각한다면
여자의 불면은 이해하기 쉬운 요소는 아니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아니 아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여자의 생활에서 일상적인 걱정거리,
일상적인 부족함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서하진 / 착한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