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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시간강사
gura892 | 추천 (0) | 조회 (360)

2011-09-01 14:43




1.


강의를 얼마나 하나.

"한 학기에 보통 세 강좌 해요. 젊을 땐 경력에 도움이 될까 싶어 야간강좌까지 해서 심지어 30강좌를
간 적도 있어요. 그 정도면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죠.


그래서 월수입은?

"세 강좌면 9시간인데 실습 1시간 포함해서 주당 10시간이죠
시간당 5만 원 잡으면 주급 50만원, 4주 잡으면 200만원이가요?
방학 때는 수입이 없으니까 1년을 7개월로 치면 연봉 1400만 원이고 계절학기 두 달하면 1800만 원이네요."



강사 시급도 학교별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서울지역 명문 사립대가 가장 후한 편인데 그런 곳이 5만 원 내외.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빠듯하게 2만 원인 곳도 적지 않다


2008년 9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간한 "대학강사 기본현황 분석 보고"에 따르면
국립대와 사립대를 평균한 전임 연봉은 4123만 8000원, 강사의 평균 연봉은 999만 원이다
물론 시간강사에게 4대 보험 등 사회보장 혜택은 없다



강사라 힘든 점은

"뭐니뭐니해도 불안감이죠. 제 경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늘 불안해요
언제 어느 대학 강의가 끊길지 모르니까, 늘 예비책을 마련해두려고 해요."




2.


그래도 매년 은퇴하는 교수들은 있고, 그 숫자만큼 신임교수들이 채용된다
그 단순하고도 명확한 사실이 7만 명 시간강사가 기대는 희망의 방정식이다

물론 그 단순 수식의 정답이 되는 이들은 극소수이지만 말이다.



A씨도 "교수"였던 때가 잠시지만 있었다고 한다.

"모 대학에서 시간강사들에게 겸임교수 신청하면 받아주겠다고 제안하더군요
겸임교수가 되면 급여는 같지만 연구비가 월 20만 원 정도 더 나와요

하지만 그리 오래 하진 못했어요
대학측이 무슨 평가를 받기 위해 교수 숫자를 급히 늘려야 해서 취한 편법이었거든요."



그는 이제 중학생이 된 아들에게 가끔 자신의 인생 설계담을, 극복 논리와 함께 들려준다고 했다

"아이에게 늘 상상력을 발휘하라고 조언해요 세상의 가치관은 늘 변한다.

내 어릴 적 열망과 꿈은 어떠했는데 세상은 어떻게 바뀌더라.

미래를 상상하고 네 인생을 설계해라. 그런 말을 해주죠."




3.


"취직=전임" 이라고만 믿어 다른 대안은 생각해본 적 없었고, 이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마흔 살이 다 됐더라는, 요컨대 상상력이 부족했던 그는 지금도 "뛰고" 있다


인터뷰를 다 한 뒤, 그의 신상을 드러낼지의 여부를 결정하자는 게 우리의 약속이었다
교정을 나서며 그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를 가려달라고 어렵게 말하며 흐릿하게 웃었다


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시간강사 / 최윤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