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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발길에
노랗게 핀 달맞이꽃이
이슬에 젖은 몸을 툭툭 턴다
달은 기울고
함평 기산천 긴 방죽 위로
소 울음소리 가득 실은 트럭들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간다
살아간다는 것은
시간에 코를 꿰인 체
죽음을 향하여 이끌려 가는 것
어둠 속 보이지 않는 손들이
코뚜레를 잡아당긴다
새끼를 잃은 어미 소가
왕소금 같은 눈물을 흘리고
소매를 걷어붙인 수의사의 긴 팔이
암소의 자궁 속,
수렁처럼 깊은 곳을 더듬는다
팔려가는 소들의 서글픈 울음소리를 들으며
소머리 국밥을 먹는 우시장의 아침
죽어가던 소의 눈물이 배어 있는지
국밥의 국물이 짜디짜다